수요일 방과후수업 [그림책으로 읽는 인문학(2017)](link)에 대한 기록입니다.
표지를 보면 한 아이가 왕관을 쓴 노란 공을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노란 공은 왜 왕관을 쓰고 있을까요?", "그것을 내려다 보는 아이의 표정은 왜 웃고 있는 것일까요?" 등의 질문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마지막 시간이라 그동안 읽었던 책들과 읽지 못한 책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둘러보는 시간을 특별히 가지느라, 하지 못했습니다.
주인공 아이는 어느날 갑자기 생겨나 버린 '생각'에 혼란스러워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걱정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아이는 그 '생각'이라는 것이 다른 누구의 것이 아닌 '내 생각'이며, 누구보다도 내가 가장 잘 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생각'은 단지 관심을 받길 원했을 뿐인데, 아이는 그것을 부정하려 했던 것이죠. 이 당연한 스토리가 참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아이는 이제 '생각'을 잘 키워나갑니다. 모습은 아이일지 몰라도, 행동은 부모의 모습과 같습니다. 그렇게 자란 '생각'은 비록 아이 곁을 떠나지만, 아이는 그 '생각'이 이 세상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압니다. 처음엔 '내 생각'이었던 것이 '우리 모두의 생각'이 되는 순간입니다. 그렇게 그림책은 '생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장면에서 또 놀랐던 점은 자신이 정성스레 기른 '생각'에 집착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실은 이것이 그림책 인문학 수업을 하면서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단박에 확 바뀌어지지가 않습니다. 자신과 타인의 개성과 생각을 인정하고 서로서로 허용하고 너그러워질 때에야 온 세상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생각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은 자신에 대한 성찰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동안 그림책을 함께 읽어온 학생들이 이 시간을 통해 나름 따뜻한 위로를 경험했다고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동심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고 정채봉 선생님의 말씀을 다시금 떠올리며, 2017년의 [그림책으로 읽는 인문학](link) 수업의 문을 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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