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8일에 이 블로그에서 발행했던 '인성을 어떻게 교육할 수 있을까?'를 '인성영화제'라는 맥락에 맞추고, 운영 방법의 기록이라는 카테고리 성격에 맞게 다시 쓴 글입니다.

 

<영일인성영화제>
인성영화제는 단편영화가 주로 다루는 '소외', 즉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다룬 짧은 영화들을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필요한 수준의 인성이 길러지리라는 믿음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수준의 인성'이란 시대착오적이지 않은, 그러니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관계맺음의 방식'이에요. 다름을 받아들이고 그것들에 너그러운 태도를 갖는 것이에요.

 

 

1. 참여 신청받기 및 사전 활동 안내

 

영화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김동식 작가님을 섭외한 이유는 영화적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함이었습니다.[각주:1]

 

먼저, 구글 설문을 통해 참가 신청을 받았습니다.

❝ 영화적 상상력은 때로 보이지 않던 문제를 발견할 수 있게 하고,
문제의 본질을 볼 수 있는 실마리와 영감을 제공하고,
해결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줍니다. 
현실의 척박함을 영화를 통해 풀어내고 그 과정에서 인성을 기르고자 하는 영일인성영화제가 준비한 
김동식 작가와의 만남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참가신청을 받은 설문지의 안내 사항

 

김동식 작가님을 좀 급하게 섭외했더니 일정을 맞추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강연이 가능한 시간은 야간자율학습시간뿐이었는데, 작가님은 8시 반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가셔야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저녁시간에 모여서 바로 시작하는 것으로 시간을 조정했고요, 밥을 못 먹는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에 햄버거를 준비했습니다. 학교에서는 학생 간식비로 쓸 수 있는 금액이 일인당 4,000원인데요, 이 금액으로 먹을 수 있는 햄버거 중에서 가장 좋은 품질이 노브랜드버거인 것 같습니다.[각주:2]

 

방과후교실이 끝나고 바로 행사가 시작되어야 했으므로, 참여 신청을 맏을 때 이렇게 강조하였습니다.

 

원래는 '30일매일읽기'와 같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김동식 작가님을 모시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벌려놓은 사업들이 너무 많다보니 주워 담는 데에만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었습니다. 그래서 30일읽기 프로젝트는 깔끔히 포기했지요. 대신 알아서 계획을 세워 읽고 주말 동안 패들렛에 '인상 깊은 내용과 자신의 생각' 혹은 '질문'을 쓰도록 안내했습니다.

 

책을 줄 테니 그에 상응하는 활동을 요구했죠.

 

이렇게 학생들이 쓴 내용은 실제 '작가와의 대화'에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중요한 글감이 됩니다.

참고로, 이날 행사의 순서도 '작가님이 준비한 강연 ➔ 사전 질문 검토 ➔ 현장 질문'이었어요. 

 

'인상 깊은 내용과 자신의 생각' 혹은 '질문'을 쓰는 데 활용한 패들렛

 

사전 과제만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를 한 후에도 '인성영화제'라는 프로그램 취지에 맞도록 글을 쓰도록 했습니다.

 

사후 과제에 대한 약속을 받는 문항

 

행사를 한 후에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교지와 학교 홈페이지, 지역 언론 등에 활용해야 할 수도 있기에 개인정보 활용 동의도 함께 받았습니다. 

 

개인정보 활용 동의에 관한 문항

 

설문을 통해 모집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이 날의 행사가 이루어졌습니다.

 

 

2. 행사 당일

 

강연이 가능하도록 도서관 자리 정리를 하고,

 

전, 방사형으로 자리를 놓고 초청된 인사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ㅎㅎ

 

저녁식사를 대신할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고요,

 

저녁식사를 대신할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고요,

 

패들렛에 미처 쓰지 못했지만 작가님 개인에 대한 궁금증이나 하고 싶은 말을 쓸 수 있는 화이트보드도 준비했습니다.

 

김동식 작가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써 주세요~

 

특히 이날, 행사가 뜻깊었던 건 학부모님들도 (비록 소수이긴 하나) 참석하셨다는 겁니다.

 

학생들과 함께 김동식 작가님과의 대화를 즐기고 계신 학부모님들

 

 

3. 행사 후

 

아래는 참여자들이 김동식 작가를 만나고 난 뒤에 글을 쓸 패들렛입니다. 워낙 독특한 상상력을 글로 풀어내시는 작가님의 영향인 건지, 패들렛 제목을 좀 독특하게 지어봤습니다.

❝ 우리는 김동식 작가의 작품들에 반영된 참신한 상상력과 문제의식, 윤리와 인간성 등에 대한 철학적 질문 등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 이 생각의 결과를 어떻게 자신의 삶에 반영하여 좀 더 인간적이고 배려심 있고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그리고 서로의 의견을 격려해 주세요. ❞ 

 

작가와의 만남 뒤에 참여자들이 쓴 글들. 엄청 길게 쓴 참여자들이 제법 보입니다.

 

💬 최근 나는 진로를 정해야 남은 고등학교 생활을 잘 보낼 수 있고, 고등학교 생활을 잘 마쳐야 졸업 후 나를 잘 펼쳐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짓눌려 있었다. ‘나는 지금 하루에도 몇 번씩 미래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데, 왜 당장 결정을 내리라고들 하는 걸까’, ‘과연 정답이란 게 있을까‘, ’왜 내 미래는 이렇게 불투명할까‘와 같은 자책 섞인 생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작가님께서 작가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들려주셨을 때, 그 이야기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길로 들어선 작가님처럼, 나 또한 훗날에는 지금의 생각과 전혀 다른 분야에서 내 가능성을 발견하고,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 1학년 OOO

 

💬 책을 읽으면서 심장이 그렇게 두근거렸던 것은 처음이었다. 인간이 가진 연민과 증오, 분노, 사랑 등 오만가지 감정들이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고 인간은 어디까지 베풀 수 있는지, 인간의 밑바닥은 어디까지 인지 철저히 간파하고 있는 듯한 작가님의 필력에 정말 감탄했고 책을 읽으면서도 나 스스로에 대한 성찰도 해보았었다. ― 1학년 OOO

 

 

 

  1. 실은, 영화 감독님을 섭외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나름 지인 찬스를 쓴 이유도 없다고는 말 못해요. ㅋ [본문으로]
  2. 같은 가격 대비, 롯데리아나 맥도날드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은 품질이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