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여럿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세대들이 배웠으면 하는 것.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영화, 에 삽입된 ‘엘라 휠러 월콕스(Ella Wheeler Wilcox)’의 시, 의 첫 구절. 좋지 않고 우울한 소식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 그리고 세월호.. 더욱이 요즘엔 세월호 특조위 덕분에 새로운 은폐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는 정국이지요. 사람의 생명이 가장 우선일 텐데, 해결된 건 없는데, 무엇이 잘못인지 제대로 따지지도 처벌도 하지 못했는데, 그만하라는 사람들도 있고, 전혀 무관심한 사람도 있습니다. 아픔을 겪으며 울고 있는 사람들 곁을 지키려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우리는 그저 무관심하거나 그들을..
Category저널/누군가를위한, (20)
MAN, Steve Cutts 감독, 2012 자연을 부분별하게 파괴하고 정복하는 인간의 모습이 그려진 짧은 애니메이션. 그 탐욕의 끝은 자신도 똑같이 된다는 메시지. 그런데 뱀이나, 닭이나, 나무들이 저에게는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강한 힘을 가진 자가 자신보다 약한 자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착취하는지, 그것을 염두에 두고 이 애니를 감상하다 보니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무덤덤하게 다른 존재들을 자르고, 튀기고 죽이는 장면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환영합니다"라는 티셔츠를 입고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주인공처럼, 나도 누군가를 저렇게 대하고 있지 않는지 반성해 볼 일입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저런 마음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자연과 사람, 둘 다에게요.
한글날을 맞아 EBS에서 청소년 언어 문화에 대해, 언어 파괴인가 여부를 놓고 토론하는 장면을 우연히 발견하고 한동안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비판 일색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청소년들의 은어에 대해 호의적인 시각이 많아 조금 의외였다. 특히, 한양대 이창남 교수님의 "지나치게 규범적이고 강요적인 문화가 창조성이나 에너지를 꺾는 것은 아닐까요?"라는 발언, 공주대 최명환 교수님의 "청소년 언어 문화는 기존의 관습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창조의 한 형태다"라는 발언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패널들이 공통적으로 놓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 언어와 생각(문화)은 상호작용한다는 것, 문제의 원인으로만 보지 말고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청소년들의 폐쇄적이고 폭력적인 언..
안준희(핸드스튜디오 대표)의 첫 번째 세바시 강연. 이런 말들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청년들이 기성세대가 전하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로 오늘을 살아가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청년답다'란?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시대의 패러다임을 거슬러 올라가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이뤄내기 위해서 목숨과 신념을 바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버드대 총장 출신의 나담 푸시는 청년의 가슴을 이끌 수 있는 요소를 다섯 가지 제시했습니다. 그것은 흔들 수 있는 깃발, 변하지 않는 신념, 따를 수 있는 지도자, 평생을 함께 할 친구,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입니다." 지하철을 탈 때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말이 농담인 줄 알면서도 혹시나 정말이면 어쩌나 걱정하는 순수함. 두 다리가 없는 지체장애인 분이 지하철에서 동냥..
요즘의 학생들을 보면서 자주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자세가 좋지 않은 아이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자세는 주로 웅크리는 자세이다. 공부를 그렇게 하는 것이 편하니까, 더군다나 오랜 시간 바른 자세를 취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일까, 우울하고 폭력적이고 자신감이 없으며, 진취적이지 못하다. 이런 생각들로부터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출발이 자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발표자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학생들의 사례를 인용해주는 것이 매우 고마웠다. 그런데, 이 강연의 백미는 "자세를 달리 취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오더라"가 아니라 강연자가 성장한 경험, 그리고 강연자가 누군가를 믿어줌으로써 그가 성장한 경험을 말하는 부분에서다. 자신이 겪었던 고통과 아픔을 자신처럼 잘..
대학 풍물동아리에 가입했는데, 여름전수를 가야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졸업생 제자가 안고 왔다. 한 학기동안 풍물패 선배들에게 별로 배운 것이 없다는 내용, 꽹주(꽹과리에 부어 마시는 술이란다..)를 두세 번 먹었다는 내용을 듣고 그 전수를 가지 않는 게 좋겠다고 대답해 주었다. 물론, 제자에게 그 동아리 활동이 별로 재미있지 않았다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이긴 했다. 나도 풍물패 출신이지만, 이제는 풍물패가 시대착오적인 활동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압적이고 의무적으로 연습과 전수, 그리고 음주를 강요하는 행태 말이다. 선배들은 후배들이 즐겁게 풍물을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고 분위기와 문화를 조성하면 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저 전통문화에 대한 작은 관심으로 풍물패를 시작한다. 그 작은 ..
El Empleo(고용), 7분, 산티아고 그라소 감독(아르헨티나), 2008 한 남자가 있습니다. 여느 많은 시작처럼, 그도 알람시계를 끄면서 힘겹게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가 출근하면서 접하는 세상은 사람이 도구로 전락해 버린 세계입니다.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기 전까지 그는 다행히도(?) 이러한 물화(物化)로부터 비껴나 있는 듯 보이고, 그래서 보는 이들도 이 주인공에 자신을 대입시킵니다. 하지만, 그러한 그마저도 또다른 누군가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감상자들은 충격에 빠질 것입니다. 자신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영화 속 상황은 현재 우리의 삶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남이 처한 어려운 상황이 자신에게는 안 일어날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오늘날의 많..
Vader en Dochter(아버지와 딸), 8분, 미카엘 두독 데 비트 감독(네덜란드), 2000 해석하기가 난해한 작품입니다. 자전거 바퀴와 바다, 자전거의 따르릉 소리 등 몇몇 상징적인 장치가 많이 쓰여서 몇 가지는 확신이 안 서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의 깊이가 참 깊게 느껴지는 작품이라, 누군가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척 공감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성인이 되려면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작품 속의 소녀는 아버지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끝내는 자신의 가족과 함께 최후를 맞이하지도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프로이트는 이러한 현상을 '고정화 현상'과 '퇴행'이라는 용어로 설명하였습니다. 그런데, 나는 아버지가 '다시 돌아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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