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Empleo(고용), 7분, 산티아고 그라소 감독(아르헨티나), 2008 한 남자가 있습니다. 여느 많은 시작처럼, 그도 알람시계를 끄면서 힘겹게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가 출근하면서 접하는 세상은 사람이 도구로 전락해 버린 세계입니다.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기 전까지 그는 다행히도(?) 이러한 물화(物化)로부터 비껴나 있는 듯 보이고, 그래서 보는 이들도 이 주인공에 자신을 대입시킵니다. 하지만, 그러한 그마저도 또다른 누군가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감상자들은 충격에 빠질 것입니다. 자신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영화 속 상황은 현재 우리의 삶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남이 처한 어려운 상황이 자신에게는 안 일어날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오늘날의 많..
Category애니메이션 (2)
Vader en Dochter(아버지와 딸), 8분, 미카엘 두독 데 비트 감독(네덜란드), 2000 해석하기가 난해한 작품입니다. 자전거 바퀴와 바다, 자전거의 따르릉 소리 등 몇몇 상징적인 장치가 많이 쓰여서 몇 가지는 확신이 안 서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의 깊이가 참 깊게 느껴지는 작품이라, 누군가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척 공감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성인이 되려면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작품 속의 소녀는 아버지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끝내는 자신의 가족과 함께 최후를 맞이하지도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프로이트는 이러한 현상을 '고정화 현상'과 '퇴행'이라는 용어로 설명하였습니다. 그런데, 나는 아버지가 '다시 돌아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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