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각주:1] 철썩, 앞집 판장 밑에서 물 내리는 소리가 난다. 뿌연 뜨물에 휩쓸려 나오는 것이 여러 가지다. 호박 꼭지, 계란 껍질, 녹두 껍질. "녹두 빈대떡을 부치는 게로군. 흥" 안 초시는 말끝마다 "젠장…" 아니면 "흥!" 하는 코웃음을 붙인다. "추석이 벌써 낼모레지! 젠장…” 안 초시는 저도 모르게 입맛을 다신다. 하늘에 조각 구름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이사는 팔 하고 사오는 이십이라 천이 되지… 가만… 천이라? 천에 사를 하면 사천 평… 한 평에 주려 잡아 오 환씩만 남는다 해두…" 안 초시가 주먹구구로 얻어 낸 총액은 일만 구천 원이다, 천 원을 들여 일만 구천 원을 만들려는 심속이니, 만 원을 들이면 얼마가 되는가. 그는 벌떡 일어난다. 주머니에는 단돈 십 전뿐이다. 그것도 안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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