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누나는 남동생이 외계인에 빠져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이 신경 쓰인다. 동생의 생일날, 그 이유를 눈치챈 누나가 외계인과 만나겠다는 남동생의 계획을 방해하기 시작하면서 서로의 크고 작은 마음이 드러난다.
연출의도
생의 초기에 잃어버린 한 조각을 찾기 위해 자기만의 우주로 모험을 떠나려는 아이가 있다. 이 아이의 모험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가족이라는 중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가족 #외계인 #우주 #모큐멘터리 #남매 #정체성 #페이크다큐
<출처> 인디그라운드 (indieground.kr) 1
❝ 어떻게 봤어요? 뭐가 재미있었어요?
─ 동생이 추는 춤이 재밌었어요.
─ 너무 재밌었어요.
❝ 뭐가 재밌었어?
─ 춤추는 장면..
❝ 집에 가서 따라합니까?
─ 아니요. 전 안 합니다.
─ 전 무서웠습니다.
❝ 외계인이 진짜 올까 봐?
─ 네.
❝ 아이고 그렇구나.
❝ 이야기에 공감이 가요?
─ 공감이 갔어요.
❝ 어떤 점이?
─ 동생이랑 놀아주는 게.
❝ 윗사람으로서? 아니면 동생으로서?
─ 윗사람으로서 동생과 놀아주는 게요.
❝ 힘들어요?
─ 힘들어요.
❝ 영화 속의 누나도 힘들게 보였나요?
─ 누나가 힘들게 동생 맞장구 쳐주는, 비위 맞춰주는 모습으로 보였어요.
❝ 다른 사람은 또 어떻게 봤어요?
─ 그냥 걱정하는 것처럼.
❝ 왜 걱정하죠?
─ 동생이 진짜 떠날까 봐.
❝ 네. 동생이 진짜 떠날까봐 걱정한다는 얘기는 누나도 외계인의 존재를 믿은 건가요?
─ 안 믿었어요.
❝ 믿은 거 아니예요? 외계인의 존재를 믿어야 진짜 떠날까 봐 걱정하는 거잖아. 안 믿으면 떠날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잖아.
─ (일동 침묵)
❝ 믿었을까요, 이 누나는?
─ (일부 학생들) 네...
❝ 어떤 장면에서 그렇게 생각했어요?
─ 동생이 하는 말에 막 그거 아니다라고 반박을 안 하고. 틀렸다는 증거를 막 들이밀고 막 설득하고 마음을 돌리려고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어요.
❝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이 동생이 외계인 부르는 것을 방해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또 어떻게 봤습니까?
─ 층간소음이 걱정되었어요.
❝ 나도 보면서 층간 소음이 걱정되긴 했는데, 주택인 것 같아요. 주택이라 다행입니다.
─ (일동, 끄덕끄덕)
─ 동생이 진짜 외계인은 아닐까요?
❝ 지구로 진짜로 떨어진 아이일 수도 있겠다고?
─ 네. 부모가 둘 다 비염이 있고 누나도 있는데 아들이 비염이 아닐 수가 없구요. 가족이 다 B형인데 동생만 A형이잖아요.
─ 돌연변이요.
❝ 돌연변이요? 아..
─ (AI를 검색하더니) 드물게 나오기도 한대요.
❝ 아, 네.. 그런데 이제 이런 거죠.
우리가 알고 있는 혈액형은 정형화된 요소와 절차들에 의해서 그렇게 판단된다고 우리가 그렇게 알고 있기 때문이잖아요.
그러니까 어떤 가능성을 우리가 고려하지 않는 거냐면
첫째, 그 혈액형 검사가 잘못되었을 가능성,
둘째, 혈액형이 아주 드물더라도 예외적인 혈액형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아주아주 드물더라도 어딘가에 있다면 꼭 우리가 이제 이 동생이 주어온 애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좀 조심스럽게 생각해야 될 지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절대로 오류가 있을 수 없는, 그런 것은 아니거든요. 근데 우리는 이런 남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곤 해요.
그것이 설령 진실이라 하더라도 당사자가 밝혀지길 원치 않는다면 함부로 말해선 안 될 거예요.
❝ 영화 첫 장면 생각나요? 어떻게 시작했는지? 동생이 뭐 하고 있었어요?
─ 퍼즐 맞추고 있었어요.
❝ 그게 무슨 은유가 있는 것 같지 않아요? 퍼즐 한 조각이 빠져 있었거든요, 그쵸?
❝ 그래서 그 퍼즐 한 조각을 종이를 오려가지고 끼워 맞추려고 하는데 어쨌든 잘 안 맞았어요.
뭘까요, 그 의미는?
─ 자기(동생)랑 지구랑 안 맞다.
─ 자기(동생)가 가족한테 좀 소외됐다.
❝ 그래요, 뭔가 동생 자신이 퍼즐판 전체라면 '나의 일부가 빠져 있는 상태다', '나에 대해 뭔가 궁금한 것이 있다'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구요.
아니면, '이 지구의 모든 존재가 이 퍼즐 조각처럼 딱 맞아떨어지는데 ─ 혈액형처럼요 ─ 나만 안 맞는 구석이 있다. 나만 내 자리라고 생각한 곳에 안 맞는다' 뭐 그런 의미도 될 것 같습니다.
이것이 첫 장면이 담고 있는 메시지이자, 이 영화의 중요한 설정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영화 속) 누나하고 동생은 사이가 어때요?
─ (모두) 좋아요.
❝ 좋아요?
─ 좋은 편에 속해요.
❝ 나쁜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있나요?
─ 사이가 좋았는데 갈등이 찾아왔죠.
❝ 그 갈등의 원인은 뭐였죠?
─ 팔찌. 누나가 선을 넘었어요.
❝ 누나는 왜 선을 넘었죠? 팔찌를 왜 숨겼을까요?
─ 떠나는 게 두려워서.
─ 나중에 커서 어떻게 되려고(하는 걱정 때문에).
─ 혹시나 (외계인이) 진짜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맘 때문에요).
❝ 사실은 외계인이라는 건 허무맹랑한 얘기죠. 허무맹랑한 얘기인데 계속 듣다 보면 그리고 계속 생각하면 '진짜로 있나?'하고 믿게 되는 측면도 있어요. 사실 거짓의 메커니즘이 그래요. 거짓을 진짜처럼 속이는 메커니즘. 똑같은 거짓말을 계속 얘기하면 진짜처럼 믿게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동생이 단순히 반복해서 누나가 무의식적으로 믿게 되었다고 볼 순 없을 것 같아요. 동생에 대한 애정 때문이겠죠? 2
❝ 누나는 어쨌든 동생이 태어났을 때의 팔찌 그거 없으면은 외계인들한테 가지 않을 것이다, 외계인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믿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 그런 누나의 행동을 비난할 수 있나요?
─ 아니요. 비난할 수 없어요.
❝ 그렇게 할 수 있어요?
─ 그렇게 할 수 있어요.
❝ 혹시 팔찌를 숨긴 누나의 행동을 비난하고 싶은 사람은 없어요?
─ (일동 침묵)
❝ 여러분 자신이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있어요?
─ (일동 침묵)
❝ 나는 집에서 부모잖아요? 사실, 집에서 우리 아들이 외계인 같을 때가 많아요.
─ (일동 웃음)
❝ 우리 아들이 본인은 외계인이라고 얘기한 적은 없어요. 근데 외계인인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아마 여러분 부모님도 여러분 보면 그런 생각 하실 거예요.
그러니까 '나는 무엇이다'라는 명확한 정체성이 중요한 게 아니고요, 이 영화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될 지점은 뭐냐면
어쩌면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외계인과 같은 존재인 거죠.
누군가에겐 내가 외계인과 같은 존재일 수도 있는 거죠.
때로는 내가 지구에 버려진 외계인과 같은 고립감을 느낄 수도 있는 거죠.
'그거 아니야. 그렇게 하면 안 돼. 그거 틀린 거야. 잘못된 거야. 그렇게 해도 소용없어'라고 어른들이 조언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러면 그 조언하는 것들을 여러분은 잘 안 받아들인단 말이에요.
왜냐하면 그거는 어른들의 규칙이고 이 지구의 규칙인데 '내가 그걸 따를 이유는 없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면 여러분이 말하지는 않아도 어쨌든 같은 어떤 패턴으로는 외계인적 사고를 하는 거라고 볼 수도 있는 거예요.
동생은 그런 상태라고 나는 봐요. 그 마음 상태를 은유적으로 보여준 거죠.
❝ 동생이 머리에 썼던 게 뭐예요?
─ 찜기.
❝ 찜기! 냄비에다가 그거 넣고 양배추나 이런 거 삶는 거예요.
감자나 고구마 이렇게 넣고. 다이소 가면 있어요. 나중에 구경 가면 한번 보세요.
찜기입니다. 전혀 전파 수신하고 상관없는 거거든요.
그냥 찜기를 머리에 쓰고 다니는 건데요, 우리가 낯선 타자를 보는 기분도 일종의 그런 시각이에요.
여러분을 보는 어른들의 마음은 "얘들이 왜 찜기를 머리에 쓰고 다니지?" 뭐 이런 이런 느낌이라는 거죠.
"왜 저런 생각을 하지?"
"왜 이런 마음을 갖지?"
근데 그런 마음이 없어져야 될 마음인가요?
어떻게 생각하면 동심이인 거고 어떻게 생각하면 순수한 거잖아요.
그쵸? 동심이고 순수한 자연스러운 그때의 마음들이란 말이에요.
억압하고 탄압해야 될 대상이 아니고, 인정해 주고 같이 옆에 있어줬을 때 건강하게 자라지 않겠어요? 파괴시키는 게 아니고요.
파괴적인 방법이 아니고 함께 있어주는 거죠. 틀린 줄 알지만 그럼에도 그냥 옆에서 있어주는 거죠.
이 영화에서 누나가 동생에게 그렇게 해줬어요.
그래서 동생이 다시 돌아온 거라고 봐요, 나는.
❝ 그래서 이 누나는 되게 처음에는 자기의 마음을 몰라서 팔찌를 숨기는 행동을 했지만 어쨌든 그걸 동생과의 갈등을 거치면서 짧긴 하지만 자기 마음을 알았어요. 깨달았어요.
'사실 나는 동생을 긍정하고 있었구나'라고 인정하기 싫었지만 '동생의 존재, 동생의 마음, 그 이상한 마음을 나는 사실 긍정하고 있었구나'라는 걸 깨닫고 동생을 외계인에게 보내주죠. (사실 외계인이라는 존재도 어떤 어떤 의미가 함축되어 있을 겁니다.)
그런 게 가족이 아닐까 싶어요. 파괴적인 방법이 아니고, 바꾸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렇구나라고 인정해 주는 거죠.
그것이 드러난 가장 극적인 장면이 둘이 함께 이상한 춤을 추면서 외계인을 부르는 장면이지요.
그러니까 과연 정말로 외계인이 나타났고요.
❝ 그래서 여러분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세상으로부터 잘 인정받지 못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다고 느끼겠지만 그럴 때가 있겠지만 나와 같은 처지에 있을 다른 존재들에게도 그런 시선을 줄 수 있는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메시지를 이 영화를 통해서 여러분이 조금 가져갔으면 하는 게 오늘 이 영화를 함께 본 내 의도입니다.
❝ 마지막으로, 잔나비의 <외딴섬 로맨틱>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3집 타이틀곡인데 혹시 아는 사람 있어요?
─ 아니요. (일부는 안다며 반가워 함.)
❝ 그 노래에 기가 막힌 가사가 있는데 한번 들어보세요.
이 영화가 생각날 거예요. 이 영화의 OST로 손색이 없습니다.
여기에 소개된 대화는 영화 제작진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닙니다.
교사의 독자적인 해석을 토대로 관람객 학생들은 어떻게 느끼고 생각했는지 의견을 나눈 하나의 사례입니다.
영화 자체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인디그라운드(indieground.kr)에서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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