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로  읽기 ― 

 

시인은 아마 좌절한 사람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있었던 고통과 좌절의 시간을 떠올렸을 겁니다. 그런데, 막상 이 얘기를 하려고 하니, 설득력이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되려 "너니까 가능한 얘기잖아.", "남의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는 핀잔만 들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또한 지나가리니..'라는 진리를 자연 현상에서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갈대와 부평초가 보였습니다. 하염없이 흔들리고, 물에 떠다니는 이 존재들이야말로, "그래도 새순 돋을 수 있다.", "그래도 꽃을 틔울 수 있다."라는 현상을 보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 시인은, 이제 이들의 이야기로, 곁에서 상처받아 힘들어 하는 사람을 위로해 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지금의 고통은 영원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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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추가) 2017학년도 2학년 문학 수업에서 김가린 학생이 위 시에 대하여 쓴 글을 소개합니다.

 

상한 영혼을 위하여는 고통받는 사람을 위로하는 시다. 나는 이 시를 읽으면서 '상한 영혼'이라는 표현에 관심이 갔다. 상한 영혼은 고통받는 사람들을 빗댄 것 같았지만 굳이 왜 상했다라고 표현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됐다 그러면서 동생이 추천해준 <1L의 눈물>이라는 책이 떠올랐고 그 책을 읽어보았다. 그 책에는 우리나이의 한 고등학생이 갑자기 몸의 운동신경을 잃어가면서 평범한 생활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그 친구가 느낀 슬픈 마음이 솔직하게 담겨있었다. 그걸 읽으면서 상했다 라는 표현이 이해가 갔다. 점점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잃어가고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없게 되면서 잘 울게 되고, 어린애같이 변하는 것. 이 책에서 상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였다. 

나는 상황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인이 상한 영혼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원래는 멀쩡한 영혼이었는데 고통으로 인한 응어리가 지면서 살아갈 힘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 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