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수업에 새로운 시도를 해 보았습니다.
영감은 JTBC의 예능 프로그램, '김제동의 톡투유'로부터 받았습니다.
출연진들의 말이 뼈대가 되는 것이 아니고, 청중들의 사연과 이야기가 내용의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이지요.
이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미덕은, 우리들도 하고 있는 평범한 고민들을 유명한 사람들이 잘 들어준다는 데 있습니다.
나아가 편도 들어주고, 위로도 해 줍니다.
그래요, 우리들은 모두 위로가 필요한 것이었구나, 하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멀리서도 방청을 가고, 서로 자신의 얘기를 하려고 손을 듭니다.
이게 참 감동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문학 시간은 대화가 없습니다.
문학을 왜 읽고 쓸까, 고민을 해 보면 '위로'라고 생각하는데도 우리 수업에는 위로가 없습니다.
작품이 '내' 이야기라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감동이 있는데, '나'와 관련지을 수가 없습니다.
"작가들도 너희와 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들이야."
"이건 사실 위로의 글들이야. 세상에 슬픈 시가 없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지."
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작은 화이트보드페이퍼를 샀습니다.
그리고 고품질인 생잉크 보드마카도 샀습니다.
한동안 가지고 있다가 아이들에게 나누어 줘 보았습니다.
그리고 <정읍사>를 공부하겠다며, '나는 돌아오지 않는 OO을 기다려 본 적이 있다'의 OO을 써보라고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모르는 아이를 열심히 찾아다닌 경험,
엄마를 기다려 본 경험,
친구를 기다려 본 경험 등을 당시 감정을 떠올리며 진지하게 이야기합니다.
어떤 학생은 다소 엉뚱하게도, 돌아오지 않는 교과서 등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다 보니, 수업에 '정읍사'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얘기가 있었고,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또다른 우리가 있었습니다.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의 우리가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거기에 진짜 '정읍사'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6월은 서로서로에게 YOU월, 즉 '당신의 계절'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너희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단다.
그 이야기를 함께 들을 수 있어 참 고맙고 좋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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