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문해력을 어휘력으로 축소시키려는 언론보도에 담긴 담론에 대하여
자꾸만 어휘력 부족을 문해력 부족이라고 말하는 언론과 일부 학자가 있다. 부분적으로는 그러하지만 전혀 본질을 다루지 못하기에 해결방안도 없다. 그저 모르는 자에 대한 혐오와 단어 몇 개 더 아는 것에 대한 우쭐거림을 넘어 선민의식만 양산할 뿐이다. 잘못된 담론이 자꾸만 확대재생산 되는 것 같아 매우 별로다.
어휘력을 둘러싼 ‘사건 텍스트’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그 논쟁에 담긴 숨겨진 의도와 맥락 등 담론을 알아야 한다. 누가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떠한 방식의 관계를 지향하는가.
이 경우에 그것은 ―
1. 지식 수준이나 성적으로 사람을 차별하거나 비난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우월의식, 선민사상)
2. 우리 다 똑같은 교육과정으로 배운 것 아니야? 어떻게 모를 수 있지? (어휘를 학습하는 다양한 맥락과 처지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무지 혹은 무관심)
3. 이 정도는 알아야 사회에서 제역할 할 수 있지. 이런 것도 모르니까 ~일이나 하는 거지. (어떤 어휘가 권력으로 작용하여 사회적 지위의 재생산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무관심)
등이다.
이제 기자들에게로 눈을 돌려보자.
사건 텍스트에 내재된 담론을 비판적으로 보지 못하는 기자들. 문해력의 의미를 축소시켜서 가짜 문해력을 전파함으로써 위에 언급한 1,2,3의 담론을 유지하려는 것이 혹시나 그들의 담론은 아닐까? 아니면 진짜로 문해력이 떨어지는 기자들이든지. 과연 행위주체성이 있는 이들이 맞는 걸까?
(2025. 1. 21. 페이스북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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