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한 통사 구조를 반복하여 문제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유사한 문장 구조를 사용하여...
'통사 구조'란 쉽게 말해 '문장 구조'입니다. 그런데 유의해야 합니다. 반복되는 것이 '문장'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구조'의 반복은 어떻게 볼까요? '조사'와 '어미'를 중심으로 보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사례1)
모든 첫 번째가 나를 끌고 다니네
아침에 버스에서 들은 첫 번째 노래가
하루를 끌고 다니네 (이하 생략)
위는 '모든 첫 번째가 나를'이라는 시의 1연과 2연의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이 부분만 보더라도 빨간색으로 표시된 조사와 어미로 인해 구조가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유사한 통사 구조의 반복입니다. 아래도 볼까요?
(사례2)
비가 새어 썩은 집을 그 누가 고쳐 이며
옷 벗어 무너진 담(을) 누가 고쳐 쌓을까
위는 이원익의 '고공답주인가'의 일부입니다. 빨간색을 보면 구조의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지요. 그런데 파란색을 보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음도 알 수 있습니다. 위 행은 연결되는 부분이고, 아래 행은 마치는 행이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국어 시험에서는 완벽하게 '동일한' 통사구조의 반복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는 달라도 '유사한 통사구조의 반복'이라는 개념의 범주에 포함시킨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그런데 (사례1)과 (사례2)는 '유사한 통사구조의 반복'이라는 측면에서는 같지만, 차이점이 있습니다. (사례2)는 대구법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대구법은 미술의 데칼코마니와 유사합니다. 같은 구조가 '짝'을 이루는 것이지요. 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붙어 있는 단 두 행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대구법은 '유사한 통사구조의 반복'에 포함되는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아래의 사례를 한번 볼까요?
(사례3-1)
집일을 고치려면 종들을 휘어잡고
종들을 휘어잡으려면 상벌을 밝히시고
상벌을 밝히려면 어른 종을 믿으소서
역시 이원익의 '고공답주인가'의 일부입니다. 일단, 유사한 통사구조의 반복은 확인이 됩니다. 그런데 대구는 아닙니다. 3줄이기 때문에 같은 구조가 '짝'을 이룬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건 좀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사례3-2)
집일을 고치려면 종들을 휘어잡고
종들을 휘어잡으려면 상벌을 밝히시고
상벌을 밝히려면 어른 종을 믿으소서
가만 보니, 파란색끼리와 분홍색끼리가 서로 닮았지요? 이런 것은 (a - b), (b - c), (c - d) 의 형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 즉 연쇄법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하고 시작하는 노래가 있지요.
정리해 볼까요?
- 유사한 통사구조의 반복은 문장구조의 반복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조사나 어미를 중심으로 본다.
- 그 중에서 둘이 짝을 이룬 것은 대구법이다.
-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은 연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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