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시간 모둠장을 뽑는다고??
모둠장을 고정해 두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모둠장을 정하지 않고, 수업에서의 역할만 분명히 하는 모둠장을 재미있게 뽑는 방법과 그 효과에 대해 제안해 보려 합니다.
기존의 모둠 활동에서는, 모둠원은 고정되어 있고 수동적이며, 모둠장은 우수한 학생이 맡아 팀을 이끄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방식은 장점도 있지만 다소 매너리즘에 빠질 우려가 존재했습니다. 여기에서 매너리즘이란, 고정된 수업 패턴 속에서 모둠 안에서의 자기 역할과 활동 범위가 고정되어 타성에 젖어 활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모둠장을 임의로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제시했다면, 모둠장은 그 시간 동안 모둠에서는 '왕'과 같은 존재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안내합니다. 이는 모둠장이 아닌 학생들도 모둠장에 잘 보이기 위해 학습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학생들이 '그 날의 모둠장'이 됩니다. (도니 탬블린의 <HA HA HA! 유머교수법>이라는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다소 애매한 기준을 제시해도 학생들은 나름대로 성의있게 비교하며 훌륭하게 모둠장을 추려냅니다. 때때로 모둠원들끼리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에는 교사가 판정을 해 줄 수도 있습니다.)
- 양말 색이 가장 다양한 학생
- 신고 있는 신발 사이즈가 가장 크거나 작은 학생
- 생일이 가장 가까운 학생
- 집이 가장 먼 학생
- 인중(새끼손가락, 손톱의 반달 등)이 가장 긴 학생
- 필통에 펜이 가장 많은 학생
- 교복을 가장 단정하게 입은 학생
- 교복 외에 옷을 가장 많이 껴입은 학생
- 이미지 게임, 손병호 게임, 눈치 게임에서 술래가 된 학생
모둠장을 뽑기 위해서 모둠원들은 자연스럽게 입을 열고 대화를 하게 됩니다. 입을 열고 떠들게 함으로써 교실토론수업을 위한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모둠장을 이렇게 뽑으면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학생도 당당하게 모둠장을 해 볼 수 있다는 데에 큰 장점이 있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정작 모둠장이 되어 모둘별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러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그날의 모둠장'을 따르며 협동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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