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섭: 엄마, 나 이제 손톱도 혼자 깎을 줄 알아요엄마: 너는 다 자랐구나.창섭: 손톱을 깎을 줄 안다는 게 자랐다는 건가요엄마: 제 몸이었던 것을 버릴 줄 안다는 걸 성장했다고 한단다.창섭: 이상해요 자란다는 건 버리는 게 아니라 커져가는 게 아닌가요엄마: 불필요한 건 버려야 필요한 것들이 커져간단다.창섭: 전 이미 똥도 오줌도 버려온걸요엄마: 그건 나온 것이라고 한단다.창섭: 엄마는 나를 버렸어요엄마: 그건 낳은 것이라고 한단다.창섭: 엄마, 나는 손톱을 먹을 줄도 알아요엄마: 발톱을 먹을 수는 없잖니? 그런 건 버릇이라고 한단다.창섭: 저는 자꾸 자라나는 버릇이 있어요엄마: 고치지 않을 것이잖니? 그렇다면 버릇이 아니란다.창섭: 엄마는 아니라고 할 줄밖에 몰라요엄마: 너는 내 안에 있었단다.창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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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지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뭇군패가 길거리에 궁싯거리고들 있으나 석윳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춥춥스럽게 날아드는 파리떼도 장난군 각다귀들도 귀치않다. 얽둑배기요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생원🧔♂️은 기어코 동업의 조선달👨🦱에게 낚아보았다. “그만 거둘까?" “잘 생각했네. 봉평장에서 한번이나 흐뭇하게 사본 일 있을까. 내일 대화장에서나 한몫 벌어야겠네. " “오늘밤은 밤을 새서 걸어야 될걸?" “달이 뜨렷다?" 절렁절렁 소리를 내며 조선달👨🦱이 그날 산 돈을 ..
1920년대 계급주의 문학에 대한 안티테제로, 1933년에 순수문학을 표방하며 등장(발기인: 이종명, 김유영). 그러나 3~4년 만에 해체. 항상 9명의 회원 유지 기관지로는 이상과 박태원의 이 유일. 그나마 1집으로 그침. 작품 창작을 위한 동인이라기보다 친목 단체적 성격이 강했음. 일제 치하라는 특수한 근대적 환경 속에서 모더니즘의 이중적 가치(근대부정+근대지향)에 대한 실천 부족과 몇몇 회원의 친일행적이 결국 구인회가 오래 지속되지 못했던 원인이라고 보는 견해 있음. 주요 작가 정보 김기림(1908~?. 시인, 문학평론가) 1936년 첫시집 발표. 해방 후 조선문학가동맹 활동하나, 이후 월남하여 서울대 조교수가 됨. 한국전쟁 때 납북. 엘리엇의 영향으로 주지주의 이미지즘 시 주로 창작. () 내용과..
李生窺墻傳 송도(松都:개성) 낙타교 옆에 이생이 살고 있었는데, 나이는 열 여덟이었다. 풍운이 맑고 재주가 뛰어나 일찍부터 국학(國學)에 다녔는데, 길을 가면서도 시를 읽었다. 선죽리(善竹里) 귀족집에서는 최씨 처녀가 살고 있었는데, 나이는 열 대여섯쯤 되었다. 태도가 아리땁고 수도 잘 놓았으며, 시와 문장도 잘 지었다. 세상 사람들이 그들을 이렇게 칭찬하였다. 풍류로워라 이총각아리따워라 최처녀.그 재주와 그 얼굴을누군들 찬탄치 않으랴. 이생은 일찍부터 책을 옆에 끼고 학교에 다닐 때에 언제나 최씨네 집 북쪽 담 밖으로 지나다녔다. 수양버들 수십 그루가 간들거리며 그 담을 둘러싸고 있었다. 어느 날 이생이 그 나무 아래에서 쉬다가 담 안을 엿보았더니, 이름난 꽃들이 활짝 피고 벌과 새들이 다투어 재잘거..
산에는 꽃 피네.꽃이 피네.갈[각주:1] 봄 여름 없이꽃이 피네. 산에산에피는 꽃은저만치[각주:2] 혼자서[각주:3]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꽃이 좋아산에서사노라네.[각주:4] 산에는 꽃 지네.꽃이 지네.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각주:5] ― 『김소월 시집』 가을. 운율을 위해 줄임말을 쓰고, 계절의 순서를 바꾸었네요. [본문으로] 고독감. '저만치'는 무엇과 무엇 사이의 거리일까요? 화자와 꽃 사이의 거리일 수도 있고, 꽃과 꽃 사이의 거리일 수도 있겠네요.그러나 어느 쪽으로 보더라도,화자와 꽃은 떨어져 있습니다. [본문으로] 화자가 보고 있는 꽃은 한 송이인가 봅니다. 꽃밭 무리에서 홀로 떨어져 나온 듯한 꽃이었기에 외로움을 느끼는 화자의 눈에 띄었겠지요. [본문으로] '새'가 꽃이..
임이 (이리로) 오마 하거늘 저녁밥을 일찍 지어 먹고중문 나서 대문 나가 문지방 위에 치달아 앉아 이마에 손을 얹고(이수가액하고) '오는가 가는가' (하며) 건너 산을 바라보니 검기도 하고 희기도 한 것(거머횟득)이 서 있거늘 저것이야말로 임이로다. 버선 벗어 품에 품고 신 벗어 손에 쥐고 곰비임비 천방지방 지방천방 진 데, 마른 데 가리지 않고 와락 퉁탕 건너가서 정에 있는 말 하려 하고 곁눈으로 흘깃 보니 작년 칠월 사흘날 갉아 벗긴 주추리 삼의 줄기가 살뜰히도 날 속였것다.마침 밤이니망정이지 행여 낮이었다면 남 웃길 뻔했구나.
잔 들고 혼자 앉아 먼 뫼를 바라보니그리워하던 임이 온다한들 반가움이 이러하랴(산이) 말씀도 웃음도 아니하여도 (나는) 못내 좋아하노라
01 눈이 많이 와서 02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03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04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05 한가한 애동들[각주:1]은 어둡도록 꿩 사냥을 하고 06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 가재미로 가고 07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08 이것은 오는 것이다 09 이것은 어늬 양지귀[각주:2] 혹은 능달[각주:3] 쪽 외따른 산옆 은댕이 예데가리밭에서 10 하로밤[각주:4] 뽀오햔 흰 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 불이 뿌우현 부엌에 11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각주:5] 12 이것은 아득한 옛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13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여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14 ..
시조 동명 성왕의 성은 고(高)요, 이름은 주몽이다. 앞서 부여의 왕 해부루는 늙어 아들이 없었으므로 산천에 제사 지내어 아들을 구했다. 그가 탔던 말이 곤연 못에 이르러 큰 돌을 보고 마주 대하여 눈물을 흘렸다. 왕은 이것을 이상히 여겨 사람을 시켜 그 돌을 굴려 들치니, 거기에 조그만 아이가 있는데 금빛 개구리 생김새였다. 왕은 기뻐서 말했다. “이것은 하늘이 나에게 아들을 주심이로구나!” 이에 거두어 기르며 이름을 금와라 했다. 왕은 그가 자라자 태자로 삼았다. 그 후에 부여의 정승 아란불이 말했다. “일전에 천제가 내게 내려와 ‘장차 내 자손에게 나라를 이곳에 세우게 하려 하니 너는 비켜 가거라. 동해 바닷가에 땅이 있는데, 이름을 가섭원이라 한다. 땅이 기름져 오곡이 잘 자랄 것이니 도읍을 정할..
알립니다.이 글은 일반적으로 혼동하기 쉬운 의인법과 활유법의 구분 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알기로는) 이 둘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수능에 출제된 적은 없습니다. 수능이라는 시험 자체가 막연하게 개념 숙지를 확인하는 단답형 지향의 시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시문이나 에서 언제든지 다뤄질 수 있는 내용이라고는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선택지 중 참/거짓을 판단해야겠지요.이 점을 고려하였을 때 이 글의 효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유사한 두 개념의 비교를 통해 이해를 돕고자 하는 것입니다. 문법에서 어간과 어근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두 개념을 비교/대조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의인법과 활유법은 무엇이 다를까요?대체로 다음과 같이 개념을 이해하..
비유법(비유적 표현)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요.비유란, 원관념을 말하려고 보조관념에 견주어 표현하는 것입니다.대표적인 것이 직유법과 은유법인데요, 아래와 같이 의미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직유법: 직접 비유하는 방법. 여기서 '직접'이란 '드러나게'라는 의미입니다. '~처럼', '~듯이'라고 밝히면 비유라는 것이 드러나겠지요?이제 은유법을 볼게요. 은유법: 은근하게 비유하는 방법 여기서 '은근하게'란 '드러나지 않게'라는 의미입니다. '내 마음은 호수'와 같이 겉으로 봐서는 비유인지 티가 안 난다는 것이지요.그렇다면 대유란 무엇일까요? 같은 방식으로 설명해 볼게요. 대유법: 대표적인 것으로 비유하는 방법 여기서 '대표'란 ①여러 개 중에서 하나가 될 수도 있고, ②한 개체가 지닌 여러 특성 중에서 하나일 ..
고1. 2018년 6월. 24번.② 특정 인물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 사건을 서술하고 있다.③ 객관적인 시선으로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상반된 내용의 선택지가 한 문제 안의 선택지로 나란히 제시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인용하여 소설에서의 주관적 서술, 객관적 서술을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위에 인용된 ②번 선택지는 서술자의 위치가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는 1인칭 서술자인지 3인칭 서술자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심리’를 알려면 1인칭 서술자는 본인이어야 하고, 3인칭 서술자는 전지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1인칭 서술자를 ‘특정 인물’이라고 칭하는 것은 어색합니다. 그러므로, ②번 선택지가 성립되려면 일단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이어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
“외부 이야기에서 내부 이야기로 장면을 전환하면서…”[각주:1]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통해…”[각주:2] “외부 이야기에서 내부 이야기로 이동”[각주:3] “외부의 이야기에 내부의 이야기가 삽입”[각주:4] 소설의 구성 방식은 시간과 관련하여 크게 2가지입니다. 순행적 구성 역순행적 구성[각주:5] 역순행적 구성 중에서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있는 대표적인 구성 방식이 액자식 구성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삽화식 구성과 자주 비교됩니다. 차이점을 알려드릴게요. 액자식 구성: ‘액자’를 생각해 보세요. 뭐가 더 중요하지요? 액자인가요, 액자 안의 그림인가요? 즉, 소설에서도 외화(바깥 이야기, 외부 이야기)보다 내화(속 이야기, 내부 이야기)가 더 중요하고 비중이 큽니다. 삽화식 구성: ‘삽화’란 글의 이해를..
아래는 모두 같은 개념입니다. 2018년 한 해만 해도 꽤 자주 출제되었죠? "사건을 다각도로 제시""사건을 다각적으로 제시""상황을 입체적으로 보여줌""사건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조명""사건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인물 간의 갈등을 다각적으로 조명""인물 간의 갈등을 다각적으로 조명" 다양하게 여러 관점으로, 혹은 여러 입장으로 사건을 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아래의 방법으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장면마다 다른 서술자를 설정" ≒ "서술자가 다양한 인물로 바뀌면서""동시에 일어나는 두 개의 사건을 병렬적으로 배치" = "같은 시간에 벌어지는 다양한 장면을 병렬적으로 제시" = "동시에 일어난 사건들을 나란히 배치" = "동시에 진행되는 사건을 병치" = "동시에 벌어진 사건들을 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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