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국어

의인법과 활유법은 무엇이 다를까요?

대체로 다음과 같이 개념을 이해하고 있을 겁니다.


  • 의인법: 사람 아닌 것을 사람처럼 표현하는 것
  • 활유법: 무생물을 생물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개념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을 돕고자 인터넷의 많은 자료들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위 개념을 근거로 이렇게 설명합니다. ― 의인법의 핵심은 ‘인격’과 ‘감정’이지만, 활유법의 핵심은 ‘움직임’이라고 말이죠.[각주:1] 꽤 유용한 구분 방법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나누면 애매한 경우가 상당 부분 해소됩니다.


그러나 위 설명과 개념 구분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활유법’에 대한 정의 때문입니다.[각주:2] 볼까요?


의인법

문학.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에 비겨 사람이 행동하는 것처럼 표현하는 수사법. 예를 들면 ‘꽃이 웃는다’, ‘강물은 말없이 흐른다’ 따위가 있다.


활유법

문학. 무생물을 생물인 것처럼, 감정이 없는 것을 감정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수사법. 예를 들면 ‘나를 에워싸는 산’, ‘울음 우는 바다’ 따위이다.


허탈하게도, 활유법에도 ‘감정’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예를 든 것에도 ‘울음 우는’이 있습니다!!! 

그러니, 활유법으로 해석하는 범위를 동작이나 움직임에만 한정하면 안 됩니다.




이에, 메타국어에서 제안하는 판단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STEP 1. 원관념을 본다.

원관념이 ‘생물’이라면 의인법입니다. 

원관념이 '무생물'이라면 의인법일 수도 있고, 활유법일 수도 있습니다. STEP 2를 참고하세요.


STEP 2. 인격(이성)이 부여되어 있는지 본다.

원관념이 ‘무생물’이라면 인격 부여 여부를 판단합니다. 여기서 인격이란 ‘이성/지성’입니다. 왜냐하면 활유법의 정의에 '감정'만 있고 '이성/지성'은 없으니까요. 

다시 말해 ‘(본능적이지 않은) 목적, 의도’(이성/지성) 등이 있다고 보여지면 의인법이고, 본능적이거나 단순한 감정/동작 제시에 그쳤으면 활유법입니다. 

만약 판단이 애매하면 의인법도 되고 활유법도 됩니다.


끝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언급한 예문을 가지고 연습해 보죠.


  • “꽃이 웃는다.” ➔ 원관념(꽃)이 생물이므로, 의인법.
  • “강물은 말없이 흐른다.” ➔ 원관념(강물)이 무생물이므로, 인격 부여 여부를 따집니다. 여기서 '말없다'는 '말을 할 수 있다'를 전제로 하는 부정표현입니다. '말'은 (인격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의인법입니다.
  • “나를 에워싸는 산” ➔ 원관념(산)이 무생물이므로, 인격 부여 여부를 따집니다. 맥락을 고려해야 하는데요, 에워싸는 것이 그냥 동물적인 본능에 그친 것이라면 활유법입니다. (즉, 맥락에 따라 의인법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나'를 에워싸서 포근히 감싸주려는 의도가 확인된다면 의인법입니다.)
  • “울음 우는 바다” ➔ 원관념(바다)이 무생물이므로, 인격 부여 여부를 따집니다. 운다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이므로 활유법입니다. (이 역시도 맥락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일부러 울어서 동정심을 유발하려고 했다면 의인법이지요.)

의인법의 핵심이라고 일컫는 '인격'이란 '이성/지성'입니다. '감정'이 아니에요. (Photo by Priscilla Du Preez on Unsplash)


  1. 심지어 EBS 강사조차도. [본문으로]
  2. 수능을 비롯한 모든 국가고시 문제 출제 시 기준이 되는 국어사전은 국립국어원에서 편찬한 표준국어대사전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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