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수업 참여자들이 작성하여 제출한 정성스런 서평들을 잘 읽었습니다. 개별적인 피드백을 하기에 앞서, 전반적인 의견을 게시하니 읽어 보고, 소설을 더 잘 읽는 안목을 갖추면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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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찬과 착한 사람들(이기호)
4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소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맥락을 같이하는 사회적 사건을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을 텐데도, 자기 주변의 인물이나 직접 경험에만 머물러 있어서 서평들을 읽는 내내 참 아쉬웠습니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없는 것도 매우 아쉬운 점입니다.
한정희와 나(이기호)
3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학교폭력이라는 문제의 구조적 측면을 바라보기도 하고, ‘환대’라는 어려운 개념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것은 우수한 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표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고, 각자의 경험을 넘어서지 못하는 있어 매우 아쉬웠습니다.
고백(최은영)
1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레즈비언임을 고백한다는 내용의 소설에 남학생이 성소수자를 이해하려는 글을 썼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정서적 지지를 응원합니다.
모래로 지은 집(최은영)
1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등장인물들에 공감하며 작성한 서평에 정성이 많이 묻어났지만, 그들이 겪는 혼란을 사회구조적으로 확장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아치디에서(최은영)
3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등장인물에게서 위로와 공감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작품인 만큼, 자신을 좀 더 드러내는 과감함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1편의 서평이 자신의 경험과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언급하여 소설의 메시지를 읽으려는 시도를 해서 좋았습니다.
가리는 손(김애란)
8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소설이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타자화’와 ‘편견’입니다. 그런데 이 둘이 어떻게 소설 속에서 잘 형상화되어 있는지 서술한 서평은 없었습니다. 다만, 그러한 사회 현실을 알 수 있다고 언급한 서평은 소수지만 몇 편 있었습니다. 뛰어난 서평은 주제의식이 소설 속에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노찬성과 에반(김애란)
9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반려견과 소년의 관계를 통해 도달해야 하는 인식의 지점은 ‘인간의 본성’ 또는 ‘사회구조적 문제의식’일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결말에 대한 안타까움, 반려견에 얽힌 경험, 줄거리 요약에 치중한 것은 매우 아쉽습니다. 그나마, ‘안락사’에 대해 고민해본 서평이 일부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됩니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김애란)
6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작품의 설정과 인물의 행동이 지니는 의미를 잘 이해한 좋은 서평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의미있는 것은 소설이 추구하는 ‘나와 다른 삶’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달성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입동(김애란)
12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소설을 마치 신문 사회면의 기사처럼 대하는 서평이 많았습니다. 소설의 형상화 기법과 메시지(안전시설 확충 등과 같은 제도 말고, 위로와 공감에 대해서)에 좀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더 좋은 서평이 많았을 텐데 말이죠.
미카엘라(최은영)
1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서평을 쓰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자제하고, 소설이 하고 싶은 말에 좀 더 귀를 기울이는 세심함을 담았다면 더 좋은 글이 되었을 것입니다.
비밀(최은영)
18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이 작품이 왜 세월호와 관련이 있는지 설명하고 자신의 할머니가 생각난다는 것이 거의 대부분의 서평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학생이 선택한 소설이지만, 하나 같이 모두 비슷한 내용의 서평이었습니다.
쇼코의 미소(최은영)
7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자신의 친구 또는 할아버지를 떠올리고 미안해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합니다. 주인공과 쇼코의 관계 변화,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쇼코를 대하는 방식, 쇼코의 변화(성장) 등등을 건드려 주어야만 했습니다.
신짜오, 신짜오(최은영)
4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내용은 참 많았는데요, 역사와 개인의 관계를 소설 내용과 관련하며 풀어내는 서평이 없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최은영)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인데, 1명만이 이 작품으로 서평을 썼습니다…ㅠㅠ 무자비하기만 한 세상의 횡포와 나약한 개인, 그것을 지켜보는 또다른 개인. 복잡하고 심오한 소설을 풀어내기가 좀 어렵긴 하죠.
봄밤(권여선)
5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보통 다뤄지는 아름답고 예쁜 사랑이 아니라 많이 아프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사랑인데도,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 따뜻한 착한 서평들이 많았습니다.
이모(권여선)
3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자신의 얘기를 적절하게 녹여내면서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한 용기와 어려움, ‘이모’라는 캐릭터에 대한 탐구가 돋보이는 좋은 서평이 많았습니다.
신의 장난(김영하)
16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많은 학생이 선택한 작품임에도, '방탈출 게임'의 상징적인 의미를 제대로 해석해낸 서평이 하나도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아이를 찾습니다(김영하)
7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언급하기만 하고 심층적으로 들어가지 못한 말. ― “오직 ‘그 이후’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과 관련한 깊이 있는 내용이 많이 없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작별(한강)
10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왜 눈사람이 되었을까? 왜 비극적인 결말일까?를 궁금해 하고 탐구해 들어가는 시도가 많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디디의 우산(황정은)
4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작품 속에서 보여지는 청춘의 괴로움을 자신의 경험 및 보고들은 사회 현실과 적절히 연결시켰더라면 더 좋은 서평이 되었을 겁니다.
묘씨생(황정은)
8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비교적 좋은 서평이 많았습니다. 소설의 내용을 위선적이고 폭력적인 인간의 본성, 자본주의 등과 적절히 연결시키면서 깊은 통찰을 보여준 서평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양산 펴기(황정은)
8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알바 경험으로만 접근하여 아쉬움을 주는 서평도 있었던 반면, 각자의 다양한 욕구를 드러내는 구성으로 소설을 읽어내는 탁월한 서평도 있었습니다.
경년(김이설)
2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가족의 틀에서 벗어나 사회 전체적인 안목으로 작품을 볼 필요가 있었는데, 이 점에서 다소 아쉬움을 주는 서평이 있었습니다.
현남 오빠에게(조남주)
3명이 이 소설의 서평을 제출했습니다. 서평을 쓴 학생들에게서 페미니즘을 이해하는 깊이의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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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다른 작품을 언급할 때에는 그 작품이 소설 이해의 실마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주 많은 학생들이 그 작품의 줄거리를 소개하는 데에 대부분의 분량을 할애했습니다. 이건 주객전도지요.
개인적인 경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또한 소설 이해의 실마리가 되거나, 소설로 인해 조금 다른 관점으로 자신의 경험을 조망(성찰)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그저, 관련된 경험 자체와 소설을 연관짓기만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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