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첫시간이네요. 함께 들을 첫곡은 김현창의 '화원'입니다. 음악 듣기(유튜브) 있지, 나는 나비가 되어서 네 맘 주변을 날아다닐게 우리가 놀던 그 자리는 꼭 우릴 닮은 화원이 될 거야 . 있지, 나는 네 방 한켠에서 시들지 않는 화분이 될 거야 우리가 밤새 눈을 맞추면 내일 아침에 꽃이 필 거야 . 아침엔 날아 새벽까지 같이 있자 꿈결을 당겨 숨결까지 닿아 잇자 어쩌면 나는 이대로만 있는대도 이불을 안 개고 행복할 것만도, 오 . 아마 너는 또 깨어 있겠지 이런 밤에 뭐 별 수 없으니 (별 수 없으니) 사랑 없인 잠들기 힘들어 알아, 나도 매번 그랬었어 . 눈가에 피어 마주 보는 날이 있어 이름이 불려 살아지는 날도 있어 어쩌면 나는 이대로만 있는대도 이불을 안 개고 행복할 것만도 같다고 작사..
포항시에서는 매년 3월 1일에 지역의 3.1만세운동과 관련한 역사적인 장소에서 기념 행사를 합니다. 3.1만세운동의 뜻을 기리고,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이 행사의 진행을 도울 역할로 올해에는 우리학교 학생 30여 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이 봉사활동을 준비하며 사전교육자료와 자기평가양식을 패들렛(Padlet)으로 만들었어요. 대부분의 3.1절 교육자료가 길~게 줄글로 되어 있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간략한 카드뉴스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전달력이 약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패들렛의 기능이 점점 많아져서 안그래도 높은 활용도가 더 올라가네요.) 여러분, 방학을 앞둔 휴일에 이렇게 자발적으로 뜻깊은 행사에 참여하여 도움을 주기로 한 것에 대해 일단 큰 칭찬을 해 주고 싶어요. 그 마음이 참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우리..
교지 2023년은 교지를 2년째 맡아서 만든 해입니다. 노션(Notion)으로 기획회의부터 공동편집, 발행까지 모두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었지만, 무엇보다도 동아리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참신한 기획, 실행력 등이 빛이 발한 결과입니다. 콘텐츠가 워낙 많았기에, 12월 말에 졸업을 하는 졸업생들에게도 무사히 나누어 줄 수 있었습니다. 12월 말에 책이 나오려면 11월까지는 모든 콘텐츠 제작이 완료되어야 하고 12월 초까지는 교정까지 끝내야 하거든요. 12월 초에 2회 지필고사가 있었음에도 이걸 해낸 겁니다!! 특히 우리 편집부 학생들은 퇴직을 앞둔 선생님, 졸업생, 친구들, 선배/후배 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상대에 대해 관심을 갖는 방법부터, 대화 예의, 질문하는 역량 등을 고루 기를 수 있..
부제: 오기와 신념 사이 (1월 초에 있었던 일입니다.) 2023년은 인성부장 2년차였어요. 우리학교는 인성교육에 '봉사활동+독서교육(도서관 포함)+글쓰기+인문학+교지 발간+학급문집 발간'이 포함되어 있어요. 재작년에 이 업무부장을 맡으면서 다짐한 것이 있었는데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학생부에 기재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한다. 참여 학생의 기록은 주관한 해당 부서가 책임진다. (= 인성부의 활동이 담임선생님들의 학생부 기재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다.) 이거였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원맨 부서였기 때문에.. 운영까지는 다른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더라도.. 학생부 기재용 문구 작성까지는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작년에도 겨울방학 때 무지 고생했는데, 그래서 하기 싫었..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 용균이가 피켓을 든 이유가 자기 처우 개선을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용균이가 죽고) 60일 동안 투쟁을 했거든요. 그 사이에 편지를 많이 받았어요. 비정규직들의 편지를 받았는데 다 용균이처럼 위험하게 일하는 사람들이더라고요. 또다른 용균이들이 이렇게 많구나. 그 편지 읽으면서 많이 울었어요. 현실이 답답해서. 애들이 불쌍해서. 김미숙 님은 법을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제대로 된 법이 통과하지 않으면 우리 아들들 또 죽습니다. 저는 그런 거 보기 싫습니다." (참고: 한국은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 1위이다.) ― 씨리얼 유튜브, '용균이의 엄마 김미숙입니다" 중 우리가 일하는 곳 우리가 먹고 마시는 곳 우리가 사는 곳 여기가 태안화력발소입니다. 아직 나에게 일..
국어교사에게 시를 어떻게 가르칠까에 대한 고민은 숙명과도 같지요.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기본적으로는, 가르치지 말자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시를 읽게 하고, 서로 이야기하게 할 수만 있다면 저절로 배움이 일어난... 다기보다는 적어도 시가 싫어지진 않을 겁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알고 싶어집니다. 내 얘기로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어리석은 저는 아직도 학생들에게 시를 던질 때 이런 상상과 기대를 하곤 합니다. 창비의 도움으로 오은 시인을 학교에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은 시인의 책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을 참 좋아합니다. 잘 공감되는 청소년 시집이기도 하지만요, 특히 오은 시인이 만화가 재수 작가님과 함께 펴낸 그림시집 버전은 시집 출판계의 혁명이라고 생각할 만큼 혁신적이고..
구글로부터 미래교육에 대한 행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을 메일로 접하고는 곧바로 신청했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레노버는 하드웨어. 음.. 크롬북에 대한 홍보성 행사일 것이라는 강한 예감이 들었지만 공개된 연사들의 면면을 보니 꽤 유용한 통찰을 얻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겼다. 옥효진 선생님은 유퀴즈로 유명해지시기 훨씬 이전부터 알고 있던 분이다. 그분의 경제교육에 대한 탁월한 감각은 개인적으로는 스토리텔링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국어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상당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던 터였다. 그랬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전국적으로 유명해지셨다..ㅋ 초등교사가 유퀴즈라니..ㅋㅋㅋ 여튼 이 선생님에게서는 명시적이지는 않지만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었다. 세..
"왜 꽃 이름이 코스모스일까?" "응?" 갑작스런 그녀의 물음에 나는 거의 물수제비처럼 튕겨오르는 속마음을 감추고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알면서 물어보는 것일까, 모르고 물어보는 것일까. "왜 꽃 이름을 우주를 가리키는 단어로 지었을까 말이야." 생각해 보지 못했던 거였다. 그냥 코스모스라서 코스모스라고 불러왔을 뿐인데, 지금 그녀는 왜 그렇게 불렸을까를 궁금해 하고 있다. 당황스럽긴 하지만 이것이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별들만큼의 이유 중의 하나다. 새로운 세상을 열어젖혀 툭 던져놓고는 나의 생각이 한 겹 씌어졌을 때라야 그것을 그녀 세계의 일부로 소중히 가져간다. "음, 잘 모르겠지만 이 코스모스 꽃밭에 핀 꽃들이 우주에 있는 별만큼 많아 보이고 아름다워서가 아닐까?" 마침 바람이 불었고, 그녀는 제각..
사전에 약속을 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 지휘를 하거나 명령을 내리지도 않는데 어떻게 일관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일까. 이렇게 주변의 움직임에 맞춰 자신의 움직임까지 바꾸는 조절 현상을 '동조(同調)'라 한다. 풀어서 말하면 동일한 속도가 되도록 보조를 맞춘다는 뜻이다. 대체로 비생산적이고 비합리적인 관료주의에 환멸을 느끼고, 자꾸만 새로운 것에 관심이 생기고, 학교 밖의 생각들과 문화에 관심은 많은 나는 '내가 이상한 걸까?'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가 많아요. 그런 질문에 대한 쉬운 답은 아마 '그렇다'일 거예요. 그러면 삶이 매우 쉬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익숙함에 편해질 것이고, 무언가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 '동조' 심리가 작동하는 것이겠지요. 그러한 동조 심리가 있었기에 ..
국어교사의 음악 듣기 01 메타국어의 새로운 커버스토리는 '국어교사의 음악 듣기'이라는 주제로 연재할 계획입니다. 위안을 주는 노래를 골라서 아트워크를 만들고, 그것을 커버로 올리면서 노래말과 멜로디가 내어주는 따뜻함에 독자들이 잠시 머물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 첫 곡은 너드커넥션의 '좋은 밤 좋은 꿈'이라는 곡입니다. 원래 좋아하던 곡이었지만, 조금 결이 다른 위로의 곡으로 들리기 시작한 것은 서이초 선생님의 일로 슬퍼하면서 이 곡을 들었을 때부터였습니다. '나'를 의인화된 학교로, '그대'를 돌아가신 선생님으로 놓아보니, 지금 남아있는 우리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곡으로 들렸습니다. : 학교를,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했을 선생님의, 헤아릴 수 없이 부서진 마음을 생각하며 이토록 까만 밤이 언..
이번 학기 나와 여러분들은 일주일에 3시간 만납니다. 그 중 1시간은 독서 지문을 분석하는 수업으로 운영할 겁니다. 1학기 때와 같이 모둠활동으로 운영될 테지만, 몇 가지 도구들을 보완하여 수업의 효과를 높이보려 합니다. 칠판에 쓰거나 교실TV에 이미지로만 보여주었던 읽기 도구들을 '폼보드 안내판'으로 제작했고요, 네임펜과 색연필도 업그레이드하였어요. 전부 새 것으로 준비하였습니다. :) 포스트잇을 뜯는 방법부터 기록하는 방법 등에 대한 안내를 새로 할 겁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학기에 여러분들이 가장 많은 의견을 주었던 부정적인 내용은 '자신이 맡은 부분에 대해서만 이해가 심화되었다'는 점이었는데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몇 가지 개선 방법으로 수업 중 모둠활동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1학기 수업에..
📌 며칠 전,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조금 수정하여 게시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변화가 느린 조직을 꼽으라면 '학교'도 꽤나 강력한 우승 후보이다. 그런 곳에서, 더욱이 관행을 바꾸는 데 기여할, 사소한 개선이라도 일어난다면 정말이지 매우 귀한 사건이다. 수능에서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하는 것도 ― 비록 궁극의 바람은 아니지만 ― 우리들의 비극적인 교육환경을 바꿀 수 있을 실질적인 힘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에, 내게는 그 바라마지않던 '개선' 중의 하나였다. 올해 드디어 그 소망이 이루어질 것 같다. 그런데 전혀 기쁘지가 않다. 내게는 개선의 주체가 누구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가령 학생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면, 학생이 개선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교육 현안 관련 문제를 개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조만간 수업의 전후 맥락, 학생에게 일어나는 배움의 요소, 평가, 확장 등에 대하여 글의 내용을 업데이트하여 글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예정입니다. 경북중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의 2023년 하계연수 에서 '재구성 전략을 활용한 고등학교 독서 수업 시연'이라는 제목으로 실습형 강의를 한 자료입니다. 프레지로 제작하였습니다. https://prezi.com/view/DapS8ZzdTizXtsG4Qt5u/ 재구성 전략을 활용한 고등학교 독서수업 함께 고민해 봐요. 평가는? 기록은? (2022개정교육과정과 관련하여) '쓰기'와의 연계는? 지대기지 https://takentext.tistory.com/ prezi.com 부록: 지문 읽기 도구 (다운받아 사용하세요. 그러나 다른 곳에 올리지는 말아 주세요.) 아래는 연..
나는 수업과 배움, 학교에서 희망을 찾는 경북 국어 선생님들의 모임 '씨앗'에서 활동하고 있다. 씨앗의 단톡방은 여러 고민거리로 종종 풍성한 대화가 오가는데 여러 선생님들의 다양한 생각과 경험들, 조언들을 읽는 재미가 크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지만, 이 단톡방에서 질문 나누는 것의 묘미는 따뜻한 위로와 동지애이다. 이것이 참 좋다. 며칠 전, 한 선생님께서 고민과 함께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올리셨다. Y선생님: 선생님들 잘 지내시나요? 도움을 요청합니다. 울 학교의 강제 야자와 공휴일 자습을 없애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학교를 설득할 수 있을까요? 혹시라도 좋은 글이나 책이나 좋은 말씀이나~ 다 좋습니다~ 조언을 구합니다~ 이내 답장 성격의 글들이 하..
교사(또는 예비교사)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하나 기획했다. 뭔가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 재미가 있다. 희망이 보인다. 위로가 된다. 그리고, 조금 덜 외롭다. #이벤터스 #메타국어 #경북국어교사공부모임씨앗 #대구대학교성산홀 #6월10일 EBS의 다큐멘터리K ‘교육격차 5부(스포일러)’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안녕하세요. 경북국어교사모임 '씨앗'입니다. EBS에서 제작한 교육격차 시리즈는 교육계에서 나름 의미있는 관심을 받았습니다. 격차와 공정이라는 화두를 5부작으로 나누어 다루었는데요, 교사는 자칫 학교 밖으로부터의 시선이나 현상들에 다소 무감할 때가 있는데 그런 생각들을 깨칠 수 있는 좋은 기획이었습니다. 다만, 1~3부는 비록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불편한 진실에 초점을 맞추어 다뤘지만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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