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1학년과 2학년을 대상으로 따로 실시했던 인성영화제의 초기 버전.애초에 기획했던 인성영화제의 형식에는 한참 못 미쳤으나학생들에게 독립영화의 세계를 보여주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인성(타자와의 관계맺기 방식)을 성찰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담긴,일종의 프로토타입. *영일인성영화제> 인성영화제는 단편영화가 주로 다루는 '소외', 즉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다룬 짧은 영화들을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필요한 수준의 인성이 길러지리라는 믿음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수준의 인성'이란 시대착오적이지 않은, 그러니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관계맺음의 방식'이에요. 다름을 받아들이고 그것들에 너그러운 태도를 갖는 것이에요. 영화 한 편을 골라 본 뒤에 패들렛에 예시 형식에 맞춰..
올해 우리학교의 인성부장으로서 추진 중인 커다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는 '인성영화제'입니다.단편영화가 주로 다루는 '소외', 즉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다룬 짧은 영화들을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필요한 수준의 인성이 길러지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수준의 인성'이란 무엇이냐고요? 시대착오적이지 않은, 그러니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관계맺음의 방식'이에요. 좀 더 구체적으로는 다름을 받아들이고 그것들에 너그러운 태도를 갖는 것이죠. 여튼 그 일환으로 올해 벌써 여러 번의 행사를 가져왔는데요,지난 월요일에는 어렵게 어렵게 으로 유명한 김동식 작가님을 모셨습니다. 왜 김동식 작가였냐고요? 독립영화라는 낯선 방식의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업영화와는 조금 결이 다..
[참고] 이 글은 교원 연구대회 준비 팁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제18회 디지털교육연구대회 경상북도 3등급을 받았습니다.나도 교육감이나 장관 상을 받고 싶다는 욕심이 갑자기 들어서 도전한 것이었는데, 다행히도 입상권에 들어 상장 하나는 건졌습니다. 참여해 보니, 연구대회.. 이거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군요. 연구 능력도 물론 있어야겠지만, 자신의 보고서에 정말로 많은 애정과 정성을 쏟아부어야지만 입상이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행정적이고 형식적인 상당히 많은 절차들 또한, 그런 걸 잘 못 챙기는 제게는 무척이나 큰 고통이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어떻게 어떻게 하고 싶다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실현하고 '보기 좋은' 보고서로 표현해 내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
한때, 프레젠테이션 세계의 혁명처럼 여겨졌으나, 최근의 에듀테크 생태계와 트렌드에서는 살짝 빗겨나 있는 것 같은 도구가 있습니다.바로, 프레지(Prezi)입니다. 국어 특히 문학을 다루는 수업에는 이 프레지가 가장 최적화된 교수 도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학이 언어를 통해서 보여주려고 하는 궁극적인 가치와 태도를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듀테크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그것을 '도구로 보는 관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에듀테크는 주체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중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고, 비록 신기술인 그것을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더 나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단지 '다른' 결과가 초래될 뿐이겠죠. 도구를 사용하는 교수자와 학습자가 무대의 주인공이어야 하지, ..
기억은 힘이 세다 ― 요즘 이 말이 자주 보이네요. 그런데요, 저는 이 말 믿지 않아요. 기억만으로는 힘이 세질 수 없어요. 말해야 해요. 움직여야 해요. 싸워야 해요. 김상욱 교수의 TV강의에서 들었는데요, 달은 사실 지구를 향해 계속 떨어지는 중이래요. 그런데 지구가 둥그니까 지면에 닿지 않는 거래요. 과연 우리도 그럴 수 있을까요? 우리도 어쩌면 영원히 이렇게 등속 평행 운동을 해야할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혹시 아나요? 계속 돌아보면, 돌고 도는 우리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어, 저기 아직도 달이 떠 있구나, 하고 이야기할지도요. 두 번 다시 아이들을 그렇게 보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계속해서 지키지 못해 미안할 뿐예요. 가습기 살균제로, 구의역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이태원에서... 그래도요, 이런 부..
오늘 들을 노래는 우리말만으로 가사를 쓰기로 잘 알려진 장기하와 얼굴들의 「달이 차오른다, 가자」입니다. 달이 차오른다 가자 달이 차오른다 가자 달이 차오른다 가자 달이 차오른다 가자 . 달이 맨 처음 뜨기 시작할 때부터 준비했던 여행길을 매번 달이 차오를 때마다 포기했던 그 다짐을 . 말을 하면 아무도 못 알아들을지 몰라 지레 겁먹고 벙어리가 된 소년은 모두 잠든 새벽 네 시 반쯤 홀로 일어나 창밖에 떠 있는 달을 보았네 . 하루밖에 남질 않았어 달은 내일이면 다 차올라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그걸 놓치면 영영 못 가 . 오늘도 여태껏처럼 그냥 잠들어버려서 못 갈지도 몰라 하지만 그러기엔 소년의 눈에는 저기 뜬 저 달이 너무나 떨리더라 . 달은 내일이면 다 차올라 그걸 놓치면은 절대로 못 가 . 작사, ..
오늘은 검정치마의 'Antifreeze'를 듣겠습니다. 우린 오래 전부터 어쩔 수 없는 거였어 우주 속을 홀로 떠돌며 많이 외로워하다가 어느 순간 태양과 달이 겹치게 될 때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 하늘에선 비만 내렸어 뼈 속까지 다 젖었어 얼마 있다 비가 그쳤어 대신 눈이 내리더니 영화서도 볼 수 없던 눈보라가 불 때 너는 내가 처음 봤던 눈동자야 . 낯익은 거리들이 거울처럼 반짝여도 니가 건네주는 커피 위에 살얼음이 떠도 .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다 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 숨이 막힐 거 같이 차가웠던 공기 속에 너의 체온이 내게 스며들어 오고 있어 .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또 다른 빙하기가 찾아오면 ..
반갑습니다. 첫시간이네요. 함께 들을 첫곡은 김현창의 '화원'입니다. 음악 듣기(유튜브) 있지, 나는 나비가 되어서 네 맘 주변을 날아다닐게 우리가 놀던 그 자리는 꼭 우릴 닮은 화원이 될 거야 . 있지, 나는 네 방 한켠에서 시들지 않는 화분이 될 거야 우리가 밤새 눈을 맞추면 내일 아침에 꽃이 필 거야 . 아침엔 날아 새벽까지 같이 있자 꿈결을 당겨 숨결까지 닿아 잇자 어쩌면 나는 이대로만 있는대도 이불을 안 개고 행복할 것만도, 오 . 아마 너는 또 깨어 있겠지 이런 밤에 뭐 별 수 없으니 (별 수 없으니) 사랑 없인 잠들기 힘들어 알아, 나도 매번 그랬었어 . 눈가에 피어 마주 보는 날이 있어 이름이 불려 살아지는 날도 있어 어쩌면 나는 이대로만 있는대도 이불을 안 개고 행복할 것만도 같다고 작사..
포항시에서는 매년 3월 1일에 지역의 3.1만세운동과 관련한 역사적인 장소에서 기념 행사를 합니다. 3.1만세운동의 뜻을 기리고,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이 행사의 진행을 도울 역할로 올해에는 우리학교 학생 30여 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이 봉사활동을 준비하며 사전교육자료와 자기평가양식을 패들렛(Padlet)으로 만들었어요. 대부분의 3.1절 교육자료가 길~게 줄글로 되어 있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간략한 카드뉴스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전달력이 약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패들렛의 기능이 점점 많아져서 안그래도 높은 활용도가 더 올라가네요.) 여러분, 방학을 앞둔 휴일에 이렇게 자발적으로 뜻깊은 행사에 참여하여 도움을 주기로 한 것에 대해 일단 큰 칭찬을 해 주고 싶어요. 그 마음이 참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우리..
교지 2023년은 교지를 2년째 맡아서 만든 해입니다. 노션(Notion)으로 기획회의부터 공동편집, 발행까지 모두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었지만, 무엇보다도 동아리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참신한 기획, 실행력 등이 빛이 발한 결과입니다. 콘텐츠가 워낙 많았기에, 12월 말에 졸업을 하는 졸업생들에게도 무사히 나누어 줄 수 있었습니다. 12월 말에 책이 나오려면 11월까지는 모든 콘텐츠 제작이 완료되어야 하고 12월 초까지는 교정까지 끝내야 하거든요. 12월 초에 2회 지필고사가 있었음에도 이걸 해낸 겁니다!! 특히 우리 편집부 학생들은 퇴직을 앞둔 선생님, 졸업생, 친구들, 선배/후배 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상대에 대해 관심을 갖는 방법부터, 대화 예의, 질문하는 역량 등을 고루 기를 수 있..
부제: 오기와 신념 사이 (1월 초에 있었던 일입니다.) 2023년은 인성부장 2년차였어요. 우리학교는 인성교육에 '봉사활동+독서교육(도서관 포함)+글쓰기+인문학+교지 발간+학급문집 발간'이 포함되어 있어요. 재작년에 이 업무부장을 맡으면서 다짐한 것이 있었는데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학생부에 기재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한다. 참여 학생의 기록은 주관한 해당 부서가 책임진다. (= 인성부의 활동이 담임선생님들의 학생부 기재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다.) 이거였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원맨 부서였기 때문에.. 운영까지는 다른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더라도.. 학생부 기재용 문구 작성까지는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작년에도 겨울방학 때 무지 고생했는데, 그래서 하기 싫었..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 용균이가 피켓을 든 이유가 자기 처우 개선을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용균이가 죽고) 60일 동안 투쟁을 했거든요. 그 사이에 편지를 많이 받았어요. 비정규직들의 편지를 받았는데 다 용균이처럼 위험하게 일하는 사람들이더라고요. 또다른 용균이들이 이렇게 많구나. 그 편지 읽으면서 많이 울었어요. 현실이 답답해서. 애들이 불쌍해서. 김미숙 님은 법을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제대로 된 법이 통과하지 않으면 우리 아들들 또 죽습니다. 저는 그런 거 보기 싫습니다." (참고: 한국은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 1위이다.) ― 씨리얼 유튜브, '용균이의 엄마 김미숙입니다" 중 우리가 일하는 곳 우리가 먹고 마시는 곳 우리가 사는 곳 여기가 태안화력발소입니다. 아직 나에게 일..
국어교사에게 시를 어떻게 가르칠까에 대한 고민은 숙명과도 같지요.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기본적으로는, 가르치지 말자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시를 읽게 하고, 서로 이야기하게 할 수만 있다면 저절로 배움이 일어난... 다기보다는 적어도 시가 싫어지진 않을 겁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알고 싶어집니다. 내 얘기로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어리석은 저는 아직도 학생들에게 시를 던질 때 이런 상상과 기대를 하곤 합니다. 창비의 도움으로 오은 시인을 학교에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은 시인의 책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을 참 좋아합니다. 잘 공감되는 청소년 시집이기도 하지만요, 특히 오은 시인이 만화가 재수 작가님과 함께 펴낸 그림시집 버전은 시집 출판계의 혁명이라고 생각할 만큼 혁신적이고..
구글로부터 미래교육에 대한 행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을 메일로 접하고는 곧바로 신청했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레노버는 하드웨어. 음.. 크롬북에 대한 홍보성 행사일 것이라는 강한 예감이 들었지만 공개된 연사들의 면면을 보니 꽤 유용한 통찰을 얻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겼다. 옥효진 선생님은 유퀴즈로 유명해지시기 훨씬 이전부터 알고 있던 분이다. 그분의 경제교육에 대한 탁월한 감각은 개인적으로는 스토리텔링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국어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상당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던 터였다. 그랬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전국적으로 유명해지셨다..ㅋ 초등교사가 유퀴즈라니..ㅋㅋㅋ 여튼 이 선생님에게서는 명시적이지는 않지만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었다. 세..
"왜 꽃 이름이 코스모스일까?" "응?" 갑작스런 그녀의 물음에 나는 거의 물수제비처럼 튕겨오르는 속마음을 감추고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알면서 물어보는 것일까, 모르고 물어보는 것일까. "왜 꽃 이름을 우주를 가리키는 단어로 지었을까 말이야." 생각해 보지 못했던 거였다. 그냥 코스모스라서 코스모스라고 불러왔을 뿐인데, 지금 그녀는 왜 그렇게 불렸을까를 궁금해 하고 있다. 당황스럽긴 하지만 이것이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별들만큼의 이유 중의 하나다. 새로운 세상을 열어젖혀 툭 던져놓고는 나의 생각이 한 겹 씌어졌을 때라야 그것을 그녀 세계의 일부로 소중히 가져간다. "음, 잘 모르겠지만 이 코스모스 꽃밭에 핀 꽃들이 우주에 있는 별만큼 많아 보이고 아름다워서가 아닐까?" 마침 바람이 불었고, 그녀는 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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