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포용성네트워크(NDIE) 창립기념 세미나 시리즈 Day5 포스터

 

 

디지털과포용성네트워크의 창립을 기념하는 5번째 날 강연에는 <인공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의 저자이신 김성우 선생님이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보편적 학습설계를 위한 인공지능: 효율성을 넘어 가치를 이야기하기'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유니버셜 디자인에 대하여 말씀하시면서 광화문역에 엘리베이터가 생긴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으며 2014년에도 없었다고 하셨는데요, 2014년이면 제가 서울에 있다가 포항으로 내려온 지 5년째가 되던 해인데, 서울에 있는 동안 지하철역에서 엘리베이터를 본 것만 같다고 생각해 왔기에 좀 많이 놀랐어요. 그런데 과연 검색된 기사를 보니 정말로 광화문역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것이 2019년 9월이었습니다!

바뀐 상식과 현재의 경험은 과거에 대한 기억마저 동기화해 버릴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어요.

 

저는 이 부분에서 ― 

우리가 장애인들의 이동권에 이토록이나 무감각했구나, 하는 깨달음도 컸지만

우리의 인식이 180도 바뀌는 것이 이토록이나 한순간이구나, 하는 회한도 들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은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아차를 끄는 부모나 노인, 환자 등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 지금은 의심의 여지 없이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그렇게 된 지가 불과 6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이토록 당연한 것을 위해서 왜 전장연 분들은 그토록 힘들게도 싸워야만 했을까" ― 하는 생각이 들어 좀 서글펐거든요.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해요. 지금은 아주 멀고 먼 것처럼 아득해 보일지라도 언젠가 해내기만 한다면 "지금 비록 굳건해 보이는 비상식이 빠르게 당연한 상식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 말입니다.

 

그래서, 다시 이 문장을 되내어 봅니다.

계속,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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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96

 

이제 휠체어 탄 장애인도 광화문역 지하철을 한 번에! 엘리베이터 설치에 ‘환호’ - 비마이너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드디어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이로써 휠체어 탄 장애인 등 교통약자도 안전하게 지상과 지하철 승강장을 오가며 지하철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장애계

www.beminor.com

기사 제목에서부터 기쁨이 묻어납니다. ― 

"이제 휠체어 탄 장애인도 광화문역 지하철을 한 번에! 엘리베이터 설치에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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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김성우 선생님의 강연 내용 요약본을 보려면 아래의 [더보기]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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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김대중 선생님 by Gmini

 

칼럼: AI 시대, 교육은 ‘효율성’을 넘어 #가치 를 물어야 한다


우리는 왜 ‘인공지능의 시대’라고는 말하면서, ‘돌고래의 시대’나 ‘어린이의 시대’는 선언하지 않을까? 언어학자이자 리터러시 교육 전문가인 김성우 선생님은 이 질문을 던지며, 기술의 ‘효율성’에만 매몰된 우리 사회의 편향을 지적한다. 그의 강연은 AI가 가져온 교육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진단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붙잡아야 할 교육의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탐색한다.


1. 가속화된 시대의 그늘: AI가 심화시키는 #마태_효과


생성형 AI는 우리에게 ‘가속화’된 세계를 선물했다. 몇 시간이 걸리던 과제를 단 몇 분 만에 해치울 수 있게 되었고, 정보의 생성 속도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이 늘 그렇듯, 이 가속화의 혜택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김성우 선생님은 AI가 교육 현장의 ‘마태 효과(Matthew Effect)’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마태 효과란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성경 구절에서 유래한 말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의미한다. 읽기 능력이 뛰어난 학생은 더 많은 책을 읽으며 문해력이 월등히 향상되지만,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점점 더 책을 멀리하며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AI 시대에도 이는 마찬가지다. 이미 풍부한 배경지식과 높은 문해력을 갖춘 학생은 AI를 창의적인 파트너로 삼아 더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만, 기초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은 AI가 생성한 문장조차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AI는 잘하는 학생은 더 잘하게, 못하는 학생은 더 뒤처지게 만드는 ‘불평등의 증폭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 모두를 위한 설계: #보편적_학습_설계 #UDL 의 가능성


이러한 불평등의 심화에 맞서는 교육 철학으로, 김성우 선생님은 보편적 학습 설계(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UDL)를 제시한다. UDL은 건축학의 ‘유니버설 디자인’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휠체어 사용자를 위해 만들어진 경사로가 유모차를 끄는 부모나 무거운 짐을 든 사람에게도 편리함을 주듯,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위해 고안된 교육 방법이 모든 학생에게 이롭다는 것이다.
UDL은 학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 #Engagement 하고, 다양한 형태로 정보를 #표현/제시 #Representation 받으며, 다양한 수단으로 자신의 배움을 #표현 #Action #Expression 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AI는 이러한 UDL을 구현하는 강력한 도구다. 교사는 AI를 통해 똑같은 텍스트를 학생 수준에 맞춰 여러 난이도로 변환하거나, 이미지를 텍스트로, 텍스트를 영상으로 쉽게 바꾸며 다채로운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3. 기술을 넘어서: ‘학습을 위한 상호 공존기’


하지만 김성우 선생님은 UDL이 단순히 좋은 기술이나 도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개념인 ‘학습을 위한 #상호_몸짓기 (Mutual Embodiment for Learning)’를 제안한다.
그는 한 아이의 3년간의 언어 습득 과정을 기록한 MIT 미디어랩의 데브 로이의 연구를 예로 든다. 이 연구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아이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주변 어른들(환경) 역시 아이의 수준에 맞춰 자신의 언어를 무의식적으로 단순화했다가, 아이가 단어를 습득하면 다시 복잡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아이가 환경에서 배우는 동시에, 환경 또한 아이에게 맞춰 변화하며 서로의 성장을 돕는 ‘놀라운 피드백 루프’가 존재했다.
이를 교실에 적용하면, 진정한 UDL은 교사가 제공하는 도구를 넘어, 교실 전체가 서로의 학습을 돕는 문화, 즉 ‘상호 몸짓기’가 될 때 실현될 수 있다. 친구가 어려움을 겪을 때 외면하지 않고, 자신이 아는 것을 나누며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학습 공동체가 될 때, 기술의 혜택은 비로소 모두에게 가닿을 수 있다.


결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


AI가 몰고 온 거대한 변화 앞에서, 교육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김성우 선생님의 강연은 그 방향이 ‘더 빠른 효율성’이 아니라 ‘더 깊은 가치’에 있음을 역설한다. 기술이 심화시키는 불평등에 맞서, 가장 소외된 학생을 기준으로 학습 환경을 설계하고, 경쟁이 아닌 협력과 연대의 문화를 교실에 뿌리내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휘몰아치는 기술 중심의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의 진정한 역할일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넘어, ‘우리는 AI와 함께 어떤 가치를 실현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오늘 강연은 아래 논문에 기반한 것입니다. 

― 김성우. (2024). 보편적 학습 설계를 위한 인공지능 생성형 인공지능과 리터러시 교육의 상상력. 안과밖, 56, 123-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