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문장의 구조 파악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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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은 대통령이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적과 교전(交戰)****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攪亂)*****되어 행정 및 사법(司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선포한다.[각주:1]

― 계엄법 제2조 2항

 

 

*계엄(戒嚴[각주:2]): 1. 일정한 곳을 병력으로 경계함. 2. 군사적 필요나 사회의 안녕과 질서 유지를 위하여 일정한 지역의 행정권과 사법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군이 맡아 다스리는 일. 대통령이 법률에 의거하여 선포하며,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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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戰時): 전쟁이 벌어진 때.
***사변(事變): 2. 전쟁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으나 경찰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어 무력을 사용하게 되는 난리.
****교전(交戰): 서로 병력을 가지고 전쟁을 함.
*****교란(攪亂): 마음이나 상황 따위를 뒤흔들어서 어지럽고 혼란하게 함.
******사법(司法): 국가의 기본적인 작용의 하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법을 적용하여 그 적법성과 위법성, 권리관계 따위를 확정하여 선언하는 일이다.
*******공공(公共): 국가나 사회의 구성원에게 두루 관계되는 것.
********안녕질서(安寧秩序): 사회의 모든 질서가 바로잡히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안전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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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비상계엄은 대통령이 ① ➔ ② ➔ ③ 선포한다." 구조입니다.

그런데 ①~ ③을 이렇게 평면으로만 보면 곤란해요. [① ➔ ②] ➔ ③ 이거든요.

그 부분의 문장표지만 보면 [ ~되어 ~ 경우에 ] ~를 위하여 입니다.

[ 원인 상황 ]  목적 입니다.

 

혹시 ②만 충족하면 ③을 위하여 선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런데, 같은 상황이라고 해서 모두 비상계엄이 가능한 것은 아니에요.

'~되어'까지의 내용(①의 내용)이 원인 조건으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같은 구조의 문장으로 이런 것이 있겠습니다.

① 네가 나를 쳐서 ➔ ② 내가 넘어지면 ➔ ③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다.

 

'내'가 넘어진다고 해서 항상 치료비를 청구하면 안 되겠죠?

쳤을 때만 청구할 수 있겠죠?

문장이 짧으면, 이렇게 알아보기 쉽습니다.

 

위 법조문은 문장이 너무 길어요.

아무리 법률이라도, 이런 문장은 좋은 문장이 아니에요. 

법률 해석의 모호성과 어려운 한자어 사용을 문제 삼지 않더라도, 법조계는 이런 식의 긴 문장을 앞으로라도 지양해야 합니다.

 

글 읽기에 미숙한 어떤 사람은

뒤의 내용을 읽다가 앞의 내용을 그만 잊어버릴 수 있거든요.

③의 원인이 [ ① ➔ ② ]가 아니라, ②인 줄 잘못 알 수 있거든요. (혹은 알면서도 그렇게 우기거나.)

 

 

 

비상계엄은 대통령이 [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적과 교전(交戰)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攪亂)되어 ➔ ② 행정 및 사법(司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에 ➔ ③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선포한다.

 

 

2024년 12월 4일(수) 01:00:53 국회 상황



  1. 분홍색 표시는 작성자가 단 주석. [본문으로]
  2. 경계할 , 엄할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