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에서는 판소리와 관련한 2개의 개념어를 공부해 보겠습니다.

 

 

 

장면의 극대화

 

인물이 성격적 일관성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거나 이야기의 전개가 플롯의 일관성 또는 응집성을 벗어나 장면 설정의 맥락적 의도를 최대한으로 구현하도록 변화를 보이는 판소리의 이야기 전개 방식.[각주:1]

 

서사 갈래에서 장면은 수없이 많습니다. 장면과 장면의 연속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 수많은 장면 속에서 어느 한 장면에 꽂힌다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첫사랑 그녀와 우연히 마주쳤는데 말을 걸까 말까 하는 그런 순간들. 시간이 느리게 가겠지요? 그만큼 그 장면을 표현할 수 있는 말들도 많아질 겁니다. 이런 것이 판소리에서 말하는 장면의 극대화입니다. 단, 판소리니까 풍자, 해학의 요소가 강하겠죠? 슬픔의 정서가 극대화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의 설명에도 있듯이, 전체 맥락에서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좀 자세하게 표현될 뿐이죠. 비슷한 표현으로 뮤지컬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떠올려도 좋겠습니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이 특정 상황에 대해서 아주 많은 감정과 표현을 쏟아내지요?

한편 사건 전개 속도의 측면에서는 '사건의 요약적 제시'와 반대되는 개념이라 할 수 있겠네요.

 

― 요약: '장면의 극대화'는 뮤지컬에서 서사 진행 과정 중간중간 노래하는 장면과 유사하다.

 


 

부분의 독자성

 

판소리는 한 편 전체를 완창하기보다는 적절한 규모로 잘라 노래하는 부분창의 특징 때문에 이야기 각 부분의 독립성이 강할 수밖에 없어 그리 된 것으로 보아, 이러한 일관성 결여를 가리켜 '부분의 독자성'이라고도 한다.[각주:2]

 

'장면의 극대화'에 대해 공부한 이상, '부분의 독자성'을 안 보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부분'이라는 것은 '장면'과 유사합니다. 즉, 판소리의 특정 장면이 독자성을 띠고 따로 연행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붙여진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판소리를 완창하는 것 자체가 워낙 힘이 들어서, 공연장에서 판소리를 들을 때는 "판소리 춘향전에서 춘향과 이몽룡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들어보시겠습니다."와 같이 소개를 받고 듣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부분의 독자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지요. 뮤지컬과 다시 비교하자면, 뮤지컬에서 쓰인 노래들은 전체 서사 맥락 안에 포함되지만, 한 곡만이 따로 불려지기도 합니다. 노래를 부르는 것과 극을 연행하는 것이 다르긴 하지만, 부분의 독자성은 이와 같이 전체의 일부가 따로 불려지거나 연행되는 것을 일컫습니다. 단, 원래부터 따로국밥이었다고 오해해서는 안 되겠죠? '소녀시대'라는 완전체로 데뷔했지만, 각자 개별적인 활동과 병행하는 것과도 비슷하겠네요.

 

― 요약: '부분의 독자성'은 뮤지컬의 몇몇 곡이 극과 상관없이 따로 불리는 것과 유사하다.

 

 

평양 능라도에서 소리를 하고 있는 명창 모흥갑의 그림(출처, http://rja49.tistory.com)

 

  

  1.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장면의 극대화 (한국민속문학사전(판소리 편), 국립민속박물관) [본문으로]
  2. 앞의 출처와 같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