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는 진작에 교체했지만, 커버스토리는 올리지 않았던 것을 늦게나마 작성합니다.)


9월에 일곱 번째 교내 토론대회를 열었습니다. 매년 힘들게 토론대회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토론이 비교육적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의 토론을 지켜 보면서, 토론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자기 할 말을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 소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기 입장의 주장을 펼치며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과 상반되는 주장이더라도 논리적인 근거를 찾아야 하고, 그럼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우위를 심판에게 설득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제가 본 많은 아이들의 토론 장면은 소통(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일방적 말하기(스피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고심 끝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소통하는 말하기 문화를 이번 토론대회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잘 듣고, 상호적인 말하기를 해야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토론대회를 구상하였고, 어설프지만 그 첫 번째 시도를 이번에 하였습니다. 


다행히 많은 아이들이 지원해 주었고, 이 아이들에게 이러한 취지를 알려주었습니다. 비록 많은 아이들이 상위 라운드 진출을 하지 못해도, 이러한 소통의 경험이 새로운 관점과 가능성을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어쩌면 성과가 없을지라도 도전이 의미가 있다고, 그런 글을 표지 사진에 써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