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AIDT에 반대합니다.
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입증이 되지 않았고, 공론화를 거치지 않았으며,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1
실천교육교사모임과 전교조, 교사노조, 그리고 전국모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왜 선명하게 내지 않을까요?
이와 관련된 칼럼과 기사는 비판할 거리가 차고 넘치도록 많지만, 최근의 한 기사에 대해 비평을 해 봅니다.
대부분이 유감 표명으로, 동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설명과 언급된 발언에 대한 질문입니다.
단, 기사 전문에 대한 비평보다는 앞부분 일부에 그친 비평입니다. 모두 작성하려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아 그리 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좌담회에 참석한 교육자들의 인격을 모독할 의도는 조금도 없습니다. 그 분들의 면면이 매우 훌륭한 교육자들일 뿐만 아니라, 제가 좌담회 현장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해당 언론사에서 입맛에 맞게 편집하고 가공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비판한 것은 기사에 요약되어 제시된 발언 내용입니다. 이 점은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검정 AIDT 선택은] “학습 데이터 구현·수업 재구성 봐야” (전자신문, 2024-11-19)
좌담회 이름이 'AI 디지털교과서 선정 관련 현장 의견 수렴 좌담회'입니다.
그런데 참여한 교사는 5명입니다. '현장' 의견 수렴 맞나요? '현장'을 무엇으로 정의하십니까?
온라인 100명 토론 정도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찬성 반대 적어도 1:1 비율로.
공론을 거치지 않은 교과서 도입을 기정사실화해 놓고서 의견 수렴이니, 비판적 견해에 대해 오해니 어쩌구 하는 것은 기만입니다.
큰 틀에서 AI 디지털교과서에 어떤 기능이 학생과 교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질문에서부터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큰 틀'과 '도움이 되는 기능'의 개념은 모순적입니다.
'큰 틀'은 거시적인 관점이고 '도움이 되는 기능'은 미시적인 것입니다.
기능적인 장점을 모호하게나마 이야기해달라는 요청으로밖에 이해되지 않습니다.
학습자 중심으로 수업을 재구성..
수업 계획의 유연성이 높아진다...
평가, 채점 등 일상적 업무를 AI보조교사가 도와주는 것을 기대..
학생도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흥미를 유발시키는 학습 환경..
지금도 학습자 중심으로 재구성된 수업이 아주 많습니다. 유연성도 마찬가지고요. 수업 재구성과 유연성에 AIDT가 필수적인 것이 맞나요? 백번 양보해서, '있으면 좋은 것' 정도 아닙니까?
그리고 제발 '기대'보다는 '입증됨' 또는 '확인됨'이라는 단어를 보고 싶습니다.
① 선생님들에게 부담이었던 과정중심평가를 촉진하는 계기..
② 교사 혼자 한 개 차시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학생 개인별로 일일이 지도하는 건 한계가 있다. ..
③ 학습 실패 경험을 쌓기보다 문제 해결 경험을 쌓으면서 의욕이 생기고 자기주도성을 확보할 수 있다.
① 언급된 '과정중심평가'가 무엇일까요? 혹시 수행의 각 단계마다 평가와 피드백이 들어가는 것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이 방식부터가 바람직한지에 대한 비판적인 고민이 먼저 필요합니다.
그리고 AIDT가 그걸 촉진할 거라고요? 'AI'까지는 동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뒤에 '교과서'가 붙으면 다릅니다.
② 교사가 한 개 차시 수업 때마다 학생 개인별로 지도해야 하는 것이 맞나요? 그것이 '학교의 역할'이 맞습니까?
만약 현실의 교실에서 수업으로 인한 배움의 효과가 이전보다 낮아졌다면, 그 이유가 '개별화'가 안 되었기 때문입니까? 그것이 핵심 원인 맞습니까?
③ '학습 실패 경험을 쌓지 않고 문제 해결 경험을 쌓으면' 의욕과 자기주도성이 확보된다고요? 그런 연구 결과가 있습니까?
'학습 실패 경험'이 평소 학습할 때 문제를 못 푸는 것을 가리키는 것 맞습니까? 그렇다면 그 경험을 주지 않아 주도성이 높아졌다 치죠. 그러면 평가와 시험에서의 실패 경험은 어쩌죠?
*
그래도 건질 만한 좋은 의견도 있었습니다.
포용성 측면에서 모든 학생의 평등한 학습 참여를 위해 다양한 기능이 꼭 제공돼야 한다. 장애를 가진 학생, 느린 학습자 등 교육적인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접근성과 포용성이 필요하다.
이 문장뿐만 아니라, 특수교육과 관련한 안지훈 선생님의 대부분의 의견들에는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특수교육 분야와 다문화 등 소위 '느린 학습자'로 불리는 학습자에 대한 AIDT 도입은 반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쪽이 제대로 AI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AI디지털교과서 개발과 보급에 들어가는 비용 외에도 사실상 AI디지털교과서 활용을 위한 교원 연수였다는 평을 듣는 교실혁명선도교사 연수에만 3800억원 이상이 들었습니다. 그것도 올 한해에만요. 교육부는 매년 이보다 더 큰 규모로 교사를 양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죠? 그 외에도 터치교사단 등과 같은 유사한 역할의 교사 연구집단도 있습니다. 'AI', '디지털' 이 붙은 교육청 사업과 연수 등에는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예산이 그야말로 쏟아져 내려왔습니다. 이 금액들을 기회비용으로 환산했을 때, 아무리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하더라도, 이게 최선이었을까요? 악성민원으로 인해 고통받은 교사들을 보호하는 정책이나 제도, 교사의 정신건강 지원이나 행정업무 경감 등 더 시급한 교육현안에는 얼만큼의 투자가 이루어졌나요? 나중에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없을 땐 누가 책임지나요? 전부 착실하게 세금을 낸 국민만 손해 보는 것 아닙니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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