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국어교사모임 '씨앗' 부산 모임

 

 

사전에 약속을 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 지휘를 하거나 명령을 내리지도 않는데 어떻게 일관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일까. 이렇게 주변의 움직임에 맞춰 자신의 움직임까지 바꾸는 조절 현상을 '동조(同調)'라 한다. 풀어서 말하면 동일한 속도가 되도록 보조를 맞춘다는 뜻이다. [각주:1]

 

 

 

대체로 비생산적이고 비합리적인 관료주의에 환멸을 느끼고, 자꾸만 새로운 것에 관심이 생기고, 학교 밖의 생각들과 문화에 관심은 많은 나는 '내가 이상한 걸까?'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가 많아요. 그런 질문에 대한 쉬운 답은 아마 '그렇다'일 거예요. 그러면 삶이 매우 쉬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익숙함에 편해질 것이고, 무언가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 '동조' 심리가 작동하는 것이겠지요. 그러한 동조 심리가 있었기에 인류가 이만큼 진화할 수 있었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로 중요한 심리 기제예요.

 

그런데요,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나서거나 곁에 있는 동료에게 따뜻한 무언가를 전해 주고 싶은 사람들만 있는 곳으로 가면요 그런 동조에 대한 불안이 사라져요. 여기서는 기꺼이 동조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사람들과의 만남을 지난 주말에 부산에서 가졌습니다. 저마다의 눈동자에 커다란 폭죽을 터뜨리며 마주한 사람들, 옆에 앉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지지를 느끼며 이야기를 했어요. 어느 시에서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했지요. 물론 그렇기야 하지만, 거기에 머물기엔 우린 아직 타인의 손길과 향기와 나긋한 목소리가 그리워요. 외로움을 받아들이고 당당히 나눌 수 있기에 더욱 더 따뜻한 사람일 수 있는 어느 가을날의 우리들입니다.

 

 

  1. 웹진 <기술과혁신> 중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