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비 문학 교과서 (출처, 『정본 시조 대전』)


임이 (이리로) 오마 하거늘 저녁밥을 일찍 지어 먹고

중문 나서 대문 나가 문지방 위에[각주:1] 치달아 앉아 이마에 손을 얹고(이수가액하고) '오는가 가는가' (하며) 건너 산을 바라보니 검기도 하고 희기도 한 것(거머횟득)이 서 있거늘 저것이야말로 임이로다. 버선 벗어 품에 품고 신 벗어 손에 쥐고 곰비임비 천방지방 지방천방[각주:2] 진 데, 마른 데 가리지 않고 와락 퉁탕 건너가서 정에 있는 말 하려 하고 곁눈으로 흘깃 보니 작년 칠월 사흘날 갉아 벗긴 주추리 삼의 줄기가 살뜰히도 날 속였것다.

마침[각주:3] 밤이니망정이지 행여 낮이었다면 남 웃길 뻔했구나.




화자는 이런 장면을 기대했을 텐데 안타깝게 되었네요. ㅎ


  1. 중세국어 '우ㅎ' = 현대국어 '위' [본문으로]
  2. 급하게 서두르는 모습. 청방지축하며. 허둥지둥하며. (의태어, 음성상징어) [본문으로]
  3. '아아' 등의 감탄사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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