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팅을 활용한 팀티칭, 학생활동중심수업


2016학년도 2학기 영일고등학교의 1학년 국어 수업은 세 분의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학기 초 협의회 장면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참고: 우리학교는 한 학년에 8개의 학급이 있는데, 1학년의 경우에는 두 반씩 묶어서 2+1 체제의 수준별 수업을 합니다. 그러니 세 분의 선생님은 모두 시간표가 같고, A반/B1반/B2반으로 나누어서 시수가 배정되어 있습니다. 기존에 고정되어 있던 이 시수를 어차피 동시에 들어가니까 순환하면서 가르치자는 발상이 바로 팀 티칭의 탄생 배경입니다.)


훈남 박쌤(나, 이하 '훈박'): 이번 학기도 팀 티칭으로 할까요?

싱그러운 박쌤(이하 '싱박'): 그러면 이번에도 교과서 목차를 보고 성취기준을 고려해 각자 수업할 분량을 나눠야겠군요?

마냥 예쁜 최쌤(이하 '예최'): 좋아요. 일단 중간고사 전까지 시수 전체를 3등분하여 1/3씩 자신이 맡은 단원을 수업을 하지요.

훈박: 클래스팅도 1학기 때처럼 교사가 바뀔 때마다 옮겨가는 것으로 합시다. 각자 개설한 뒤, 자신이 맡은 단원의 학습이 끝나면 그 다음 선생님에게 양도하는 겁니다아~~

싱박, 예최: 우왕~~ 굿^^


▲ 학생들은 하나의 클래스에만 가입하면 됩니다. 교사들이 이동해 가며 클래스를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 싱박 선생님은 독서 수행평가 안내를 클래스팅을 통해서 하였습니다. 수행평가 제출 일정을 안내하고 관련 파일을 첨부하였습니다.


▲ 또 싱박 선생님은 태블릿을 활용해 정리한 내용을 클래스팅에 공유함으로써 학생들이 필기보다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하였습니다.


▲ 과제물을 '선생님 공개'로 설정하여 올려서 교사가 검사하는 것이 용이하도록 활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저의 경우는, 

이번 학기에 박지원의 <허생전>이 있는 단원을 맡았는데요, 다음과 같이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제재와 목표가 정해졌으니, 활동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클래스팅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각 차시에서의 모든 수업 전개 내용을 클래스팅에 탑재하고, 활동 모습이나 그 결과물을 클래스팅에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교사는 수업 중에 학생을 관찰하기가 용이해지는데, 이렇게 용이해진 관찰의 기회를 활용하여 학생의 세부능력을 곧바로 기록하고 이것까지도 클래스팅에 올리기로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우수한 활동 내용이 SNS를 통해 공개되면 자긍심을 느낄 것이며,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자신의 우수성을 어필함과 동시에 '아, 이렇게 하면 저런 식으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거의 실시간으로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그 사례입니다.


먼저, 1차시 수업입니다. 전개 과정을 그대로 클래스팅에 탑재하였습니다.


▲ 수업의 절차를 모두 클래스팅에 안내해 두면 좋은 점은, 수업 시간에 그저 이 안내 화면만 TV에 띄워 놓으면 학생들이 교사 없이도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야말로, 교사는 관찰자 또는 소극적인 코치에 불과해집니다.


2차시 수업의 전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10명씩 2뭉텅이로 나누어 앉기

2. 지난 시간 생성한 읽기전질문에 대한 답하기(질문 미선정자에게 우선 순위. 보충/반박 의견은 자유롭게 개진 가능하며 발표했을 때 스티커 부여.)

3. 팀(2인 1팀) 별 과제 부여 - '허생전' 전체를 8개의 장면으로 나누기. 단, 8번째 장면은 마지막 문장이라고 알려줌(10분).

4. 뭉텅이 별로 1명씩 사회자 지명 후, 한 뭉텅이에서 장면 나눈 것 통일하기(10분).

5. 교사가 나눈 장면과 비교하여 가장 많이 일치하는 뭉텅이에게 보상.


▲ 2차시 수업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교사가 뒤로 물러났습니다. 학생들에게 활동할 내용을 미리 안내한 뒤, '그들끼리' 알아서 하게 놔뒀습니다. 활동을 하다가 의문이 나는 것들만 교사가 도와주다 보니, 관찰의 여유가 생겼고 이것은 고스란히 수업 중 관찰의 기록이 되었습니다.


▲ 때로는 노트에 적은 그대로의 수업 구상을 스캔하여 교실 화면에 띄우기도 하였습니다. 이 역시도 학생들에게 자발적으로 사회자를 모집하여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수업을 맡겨 놓으니, 아주 잘 운영되었습니다. ^^ 클래스팅이 없었더라면 별도의 파일을 만들고 옮기고 하느라 무척 번거로웠을 겁니다.


▲ 수업의 결과물들은 주로 포스트잇이었는데, Post-it Plus라는 어플을 이용하여 스캔하여 올리니 아주 깔끔하고 보기 좋았습니다. 학생들은 개별 이미지로 탑재된 이 결과물들을 가지고 수업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상기할 수 있습니다.


4차시 수업에서는 우선 선생님이 5명씩 세 모둠을 구성하고 수업의 사회자를 지정합니다. 그러면 아래의 발문을 하는 것이 교사의 공식적인 발언 전부입니다. 


“모둠별로 <허생전>의 쟁점 5개씩 만드세요.” (17분)

“모둠별 대표자가 자기 모둠이 만든 쟁점을 모두 칠판에 쓰세요.”(총 20개)

“사회자가 여론을 고려하여 중복된 것들 중 하나를 지우세요.” (지우개로 지우지 말고, 두 줄로 그어서)

“남은 쟁점을 가지고 모든 학생들이 나와서 투표를 하세요. 1인 3표입니다.”

  ― 칠판에 동그라미나 바를 정 자(正)로 표시하는 방식으로.

  ― 한꺼번에 모두 나와 자유롭게 대화하며 개인 별로 3개 쟁점에 표시하기.


활동점수 받는 학생: 1위 쟁점 제안 모둠원 전체, 2위 모둠 제안자, 3위 모둠 제안자. + 자발적 사회자.


▲ 4차시 수업도 학생들이 사회를 보는 개념으로 수업이 운영되었습니다. 모둠끼리 토론하여 5개의 쟁점을 도출하고 그것을 모두 칠판에 적은 뒤 전체적으로 논의할 만하나 가치가 있는 논제를 협의하며 결정하는 방식의 수업이었습니다. 이때의 사회자와 우수 쟁점을 클래스팅에 공유함으로써 학생들이 추후에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5차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운영되었습니다.


1. 모둠을 3개 만들어 놓는다.

2. 지난 시간 우수쟁점 1~3위 제안자를 팀장으로 하고, 각각 서기를 임명하도록 한다. (이렇게 되면 ‘팀장+서기’의 3짝이 만들어진다.) ‘팀장+서기’ 는 세 모둠으로 흩어진다.

3. 팀장은 자신이 제안했던 논제로 토론을 진행하고, 서기는 기록한다.(13분)

4. 토론이 끝나면 그 토론방에서 가장 토론을 잘한 MVP를 ‘동시에 손가락 가리키기’로 선정한다.

5. ‘팀장+서기’가 토론방을 옮기고, 위의 3단계~4단계를 반복한다.

6. 팀장, 서기, 토론MVP에세 활동점수를 부여한다. 단 토론 MVP의 경우, 자신이 MVP로 선정된 이유를 함께 기록해 두면 좋다고 안내한다.


▲ 5차시 수업의 결과물도 스캔하여 탑재함으로써 자신이 참여하지 못한 토론의 과정을 학생들이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걸 하려고 서기를 그룹별로 선정한 것이기도 하지요.


5차시 수업은 다소 복잡합니다. 그런데 사회자만 제 역할을 제대로 하면 50분 수업은 너무나 빠르게 지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자에게 지침이 되어줄 '사회자 역할'만 따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회자의 역할)

― 소그룹별 토론 사회자는 소그룹을 이동하면서 토론을 진행한다.

― 소그룹별 토론 사회자는 모든 참여자가 발언을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유도한다.

― 소그룹별 토론 사회자는 서기가 충분히 기록할 수 있도록 진행 속도를 조정한다.

― 각 그룹별 서기는 토론의 과정을 발언자의 이름을 표기하고 요약하여 기록한다.

― 하나의 쟁점이 끝날 때마다 각 그룹에서는 토론MVP를 투표로 선정한다.


▲ 당연히 이런 활동 뒤에도 교사는 학생들의 특이사항을 바로 기록해서 공개해 버립니다. 이런 방식은 학생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학기 말에 교사가 입력하는 것이 한결 쉬워지기 때문에 교사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마구 무언가를 적어야 하는 부담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일단, 일련의 모든 활동이 끝났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학급별로 다른 결과물이 나온 것들을 상호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이를 위해서 몇 개의 대표적인 질문들을 추려내고, 이것들을 따로 모아두는 글을 클래스팅에 작성했습니다. 이제 수업 시간을 활용해 모든 학생들이 이 포스트잇들을 보고, 좋은 답글을 달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됩니다. 


▲ <허생전>을 학습하면서 학생들이 도출해 낸 우수 질문들 모음. 교사는 새로운 지식을 주입하기보다는 이것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작품의 중요 내용들을 정리해 주고, 모든 학생들이 공유하며 이해하도록 유도합니다. '칭찬스티커'는 과정중심평가의 일환으로 수업 중 열심히 참여한 학생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보상 체계입니다.


▲ 학생들은 각각의 포스트잇에 쓰여진 질문들을 보면서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질문을 발견합니다. 그러면 답글을 달고, 교사는 이것들을 확인하여 우수한 경우에 칭찬이나 보상을 합니다. 그런데, PC에서의 로딩 속도가 느린 클래스팅에서 이 작업을 하는 것이 좀 불편했습니다. PC에서의 로딩 속도는 분명 개선되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클래스팅은 링크를 공유함으로써 학습자료를 제공하는 용도로도 활용되었습니다. 

아래는 훈민정음의 제자원리에 관한 수업을 하기 위해 절차를 클래스팅에 공유한 것입니다. 절차뿐만 아니라, 수업 시간에 활용한 동영상 자료까지 공유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지필고사를 치기 전에 수업 때 함께 감상한 이 동영상을 몇 번이고 보면서 학습 내용을 익힐 것입니다. 



앞서, 클래스팅을 소개하는 슬라이드 이미지에 인성요소로 '정직, 약속, 책임'을 제시하였습니다. 클래스팅을 활용하면서 학생들이 갖추고 기를 수 있는 핵심덕목 3가지를 제시한 것인데요, 여기 제가 소개한 수업은 클래스팅에 수업의 절차를 모두 명시하고 학생들에게 수업의 진행을 맡겨버림으로써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합니다. '선생님 것'이었던 수업이 '내 것' 또는 '우리 것'이 되면서 자기들끼리의 상호 배려의 모습은 물론 규칙을 준수하고 책임감 있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클래스팅에 글을 올리고 타인의 질문에 답을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위와 같은 인성 덕목을 갖추어 나가리라 생각합니다. 



아래는 팀티칭 및 활동수업에 대한 한 학생의 피드백입니다.


세 분의 선생님께서 돌아가면서 수업하시는 방식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다른 과목과 다르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반이 줄어들게 되어서이기도 하지만, 선생님들께서 각각 한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주셔서 국어 수업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해 보고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또한, 평범한 강의식 수업 방식이 아니라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고 이야기해보는 활동을 통해 내 의견을 남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고, 적극적으로 변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타인의 의견을 들어보고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며 생각의 폭을 넓힘.



이 글은 2017 클래스팅 에듀포럼 활용사례 공모전 참가글입니다. 

결과요? 영광스럽게도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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