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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553회 모멸감과 자존감 |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 <모멸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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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독서와 토론회가 추석 연휴, 2학기 중간고사, 예술제라는 큰 산을 3개나 넘어 10월의 막바지에 드디어 열렸습니다. 

지정도서를 추천해 주신 정한별 선생님의 사회로 다음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이 모멸감을 느끼고, 또 너무나 쉽게 모멸감을 줍니다. 

시험 후 "나가 죽어야지." 또는 "나가 죽어라."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것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왜 그런 걸까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선정하였고요, 이번 토론을 통해 우리의 언어 생활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정한별 선생님)


다들 끄덕끄덕...



감수성의 정도에 따라 모멸감을 느끼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까?

사람마다 감수성, 즉 감정을 느끼는 정도가 다 다르다. 어떤 이는 영화를 볼 때마다 울 정도로 풍부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도 않는다. 보통 감수성에 따라 감정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지만 모멸감도 똑같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수성이 풍부하지 않다고 모욕감을 덜 느끼진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예령)


이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감수성의 영향도 있지만 내적 요소나 개인의 가치관의 영향이 더 클 것 같아요." 

"모멸감은 일종의 '감정'이므로 생각 이전의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아요." 

"감수성이 풍부한 친구를 보았을 때, 나와 다른 반응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초등학교 때 심하다고 생각했던 말들이 지금은 별 생각없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요. 감수성의 정도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닐까요?"

"사용할수록 오히려 무뎌진다는 점은 감수성이 다른 감정과 다른 점이 아닐까요?"



모멸감을 주는 언행으로 언급된 몇 가지가 있는데, 그런 말을 들었을 때 화자의 의도는 모르지만 듣는 이가 모욕으로 느끼지 않는다면 그 언행은 모욕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을까? (서가영)


이에 대해 나눈 의견들을 이런 것들입니다. 

"책에 보면 모욕과 모멸이 반대라고 되어 있어요. 듣는 이가 모욕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모욕적인 행위는 아닐 것 같아요."

"EBS에서 모욕을 주는 행위를 소재로 몰래카메라를 한 적이 있어요. 이런 사례로 미루어 보아 개인적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준도 고려해야 할 것 같아요."

"동기와 결과로 나누어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나는 언제 모멸감을 느꼈고, 언제 모멸감을 주었나? 


"국민학교(!) 때 축구 팀을 나누는 상황에서 모멸감을 느꼈습니다."

"학생들이 서로 욕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모멸감을 주었다고 생각하고, 저 또한 모멸감을 느낍니다."

"부모님께 언니와 비교당한 경험이 사라지지 않아요."

"야구 경기에서 나 때문에 졌다고 얘기 들었을 때."

"선생님이 교실에서 내 낮은 점수를 언급하고 핀잔을 주었을 때."

"실장 하면서 학급 친구들에게 모멸감을 느낀 적이 있어요."

"우리는 모멸감을 당한 만큼 또 누군가에게 주면서 살아온 것 같아요. 주는 사람도 나쁘지만 그걸 그대로 받는 사람도 나쁜 것은 아닌지."

"밤에 과자 사 들고 걸어가고 있을 뿐이었는데, 나를 두려워한 여성 때문에 모멸감을 느꼈어요."

"역사 시간에 일제강점기를 배우면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일본인 전체를 비하하고 혐오를 드러내었을 때."

"친구들을 뒷담화할 때."

"수행평가 검사받으러 갔는데, 선생님이 모욕적인 요구를 하였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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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웠던 토론, 아니 수다였습니다. 

특별히 함께 해주신 민경배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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