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 '닳아지는 살들' 중에서.

 

Q. 위 지문에서 주황색으로 표시한 부분을 '사건의 요약적 제시'로 볼 수는 없나요?

 

A. 네, 언뜻 사건의 요약적 제시로 보이기는 합니다. 점점 말수가 적어지는 '아버지'의 변화를 제시하였고, 반대로 점점 자유로워지는  '식모'의 변화를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것들에 주의해야 합니다.

 

✔️ 사건의 요약적 제시는 직접 제시의 한 방법이다.

✔️ 사건의 요약적 제시를 하면 사건의 전개 속도가 빠르다.

✔️ 직접 제시(말하기, Telling)는 인물에 대해 서술자가 직접적으로 제시한다.

✔️ 반면, 간접 제시(보여주기, Showing)는 인물의 말과 행동을 통해 인물을 제시한다.

✔️ 간접 제시는 극적 제시, 장면적 제시라고도 하며, 이것은 사건의 전개 속도가 느리다.

 

위 지문은 '아버지'에 대해서 '말수가 적어졌다', '눈짓이나 표정으로 뜻을 전하곤 했다'와 같이 행동을 제시하였습니다. '식모'에 대해서도 '부석부석하게 부은 듯한 약간 얽은 얼굴에 짙은 화장을 하고 얼룩덜룩한 원피스 차림으로 외출이 잦았다'와 같이 행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간접 제시지요? 그러니, 요약적 제시가 아닙니다.[각주:1] 

 

더욱이 지문의 내용은 '사건 제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도 않습니다. 빨간 줄로 표시를 해둔 곳을 보면, 영희의 '감정'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극적 제시라고 보기에도 애매합니다. 대화나 행동 등의 제시로 인해 사건 전개 속도가 느려져야 하는데, 그렇지는 않거든요. 즉, 애매한 부분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