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고 대화하기 "이기적 유전자". 01차시

오늘부터 겨울방학 방과후수업으로 학생들과 <이기적 유전자>를 함께 읽기 시작했습니다. 

수업 일수가 15일인데,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하루에 1챕터씩 읽기로 했습니다.


첫 장의 제목은 "사람은 왜 존재하는가"입니다. 

살짝 난해한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며 읽어야 합니다. 



수업 중에는 일단 책을 읽는 시간이 대부분입니다만, 풀리지 않는 질문도 해결하고, 공감되는 내용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도 나누고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을 읽고 나서 책의 내용이나 생각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겠지요. 그래서 이 글이 몇 강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시범을 보이고 의문을 공유해 보려는 의도로 이 글을 씁니다.


아울러, 저는 생물학 전공자도 아니고 그저 글 읽기를 좋아하는 국어교사일 뿐이기에 저의 해석이나 이해가 좀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 글을 통해서 저의 오류가 밝혀지고, 이로 인해 저와 함께 이 책을 읽는 학생들이 독서의 과정에서 오는 생각의 오류와 수정 매커니즘을 경험하게 된다면 더 바랄 나위 없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댓글로 생각을 함께 나누고 공유하기를 기대합니다. 

 

대략적인 설명을 마쳤으니 몇 가지 인상적인 구절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이 유전자가 만들어 낸 기계라는 것이다. 성공한 시카고의 갱단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유전자는 치열한 세상에서 때로는 수백만 년 동안이나 생존해 왔다. (40쪽)

➔ 챕터1에서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되는 구절입니다. 인상적인 것은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을 '성공한 시카고의 갱단'과 비교한 것입니다.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해서 살아남았겠느냐,라고 생각해 보면 비슷하다는 관점이 참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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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나처럼  개개인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 관대하게 이타적으로 협력하는 사회를 만들기를 원한다면 생물학적 본성으로부터 기대할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을 경고로 받아들이기 바란다. 우리는 이기적으로 태어났다. 그러므로 관대함과 이타주의를 가르쳐 보자. .. 그러면 우리는 적어도 유전자의 의도를 뒤집을 기회를, 다른 종이 결코 생각해 보지도 못했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41쪽)

➔ '유전자가 이기적이기 때문에 인간의 행동도 이기적일 수 있다. 그러니 이를 인정한다면 더 이타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의미로 보입니다. 교육자로서, 이기적 유전자 개념의 효용성을 생각해 보게 하는 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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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타주의와 이기주의의 정의가 주관이 아닌 행동에 근거한 것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43쪽)

➔ 이 책을 읽으면서 전제해야 하는 중요한 관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발췌해 봅니다. 의도가 아닌 행동의 관점에서 '이기성'이라는 것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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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전자의 이기성이라는 기본 법칙으로 개체의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모두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지 보이고자 한다. (46쪽)

➔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관련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유전자가 이기적이라고?!! 그럼 나도 이기적이라는 거야?!!!"라고 반응하지요. 그러나 이런 인과가 틀렸다는 것입니다. 이기적인 유전자로 사람의 이타성, 나아가 모든 동물의 이타성도 설명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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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는 다른 종의 일원을 먹는 것을 즐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잔인무도한 범인에 대해서조차 사형 집행을 꺼려하는 데 반해, 많은 피해를 주지 않는 유해 동물에 대해서는 재판도 없이 쏴 죽이는 데 기꺼이 동의한다. 그뿐인가! 우리는 수많은 동물들을 오락이나 유흥을 위해 죽인다. 아메바만큼이나 인간적 감정이 없는 인간의 태아는 어른 침팬지보다도 많은 공경과 법적 보호를 받는다. .. 단지 그러한 논리에는 진화 생물학적으로 적절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50쪽)

➔ 제게, 과학 책을 읽으면서 얻는 즐거움 중 하나는, 인간적 관점을 떠나서 보게 되는 안목의 형성입니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지만 이 말조차 사람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지요. 그러나 이기적 유전자의 이 대목은 사람의 관점이 아니라 다른 생명체, 나아가 지구의 오랜 역사라는 관점에서 인간의 행위를 볼 수 있게 됩니다. 도덕이나 윤리를 논하는 기존의 인문학은 이런 걸 할 수 없어요.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이 책은 전면개정판으로 이 판만 무려 55쇄를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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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개체의 이기주의에 대한 논거를 보면서 뭐라 정리할까 내심 생각을 해 봤는데 '불편한 진실'이라는 말이 되게 깔끔했어요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모양과 함께 책 마지막에 부가 설명(?)같은 게 있던데 이건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궁금합니다!

    • 본문에 달려 있는 '*' 기호는 책의 뒷부분에
      보주가 달려있는 내용이란다. '보주'란 부족한 것을 보충해 주는 내용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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